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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길 99번지

10구간을 걸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점차 거센 장대비로 변해갔습니다. 진안의 산자락을 감싸는 안개와 빗소리가 어우러져 한층 더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10구간을 마치고 곧장 이어서 9구간인 운일암반일암 숲길로 발을 옮겼습니다. 이 길은 진안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주자천을 따라 조성된 약 9km 남짓의 구간으로, 길이는 짧지만 볼거리가 풍성한 코스입니다. 주자천은 예부터 물 맑기로 이름이 높았으며, 이 물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기암괴석과 고목들이 어우러진 경관은 실로 장관이었습니다. 비록 이날은 빗속에 시야가 흐려졌지만, 길 중간에는 이름부터 예쁜 ‘무지개다리’와 ‘구름다리’가 차례로 볼 수 있었으며,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와룡암과 운일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닥..

지난 6월 초, 무더운 여름날을 대비하여 시원한 계곡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진안고원길 9구간, 운일암반일암 구간을 일부러 남겨두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마침내 그 구간을 걷게 된 날은 아이러니하게도 한낮의 열기 대신 온종일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 날이 되었습니다. 물놀이는커녕 비바람 속에서 옷이 젖는 것을 감수해야 했습니다.지난 6월 10일, 진안고원길 10구간 중 하부에 해당하는 옥거마을회관에서 용담면사무소까지 약 5.5km 구간을 미리 걸어보았었기에, 오늘은 옥거마을회관을 기점으로 10구간의 상부를 역방향으로 먼저 걷고, 이어서 9구간까지 연속해서 이어 걸었습니다.진안고원길 10구간에 있는 용담호는 충청과 전라의 경계를 흐르며 형성된 대규모 인공호수로, 2001년 완공 이후 진안 지역에 수려한..

오전에 백마고지역에서 고석정까지 이어지는 15-1코스 23km를 마친 뒤,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고석정 관광지에서 출발하여 남대천교까지 13.7km의 도보를 이어갔습니다. 오후가 되니 기온은 빠르게 올라가고, 대부분 도로 갓길을 따라 이어지는 노선이라 한낮의 열기가 유난히 몸에 와닿았습니다. 이젠 여름 트레킹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봅니다.고석정은 한탄강이 만든 기암절벽과 맑은 물줄기, 그리고 신라 진평왕과 고려 충숙왕이 머물렀다고 전하는 유서 깊은 정자로, 의적 임꺽정이 숨었다는 전설도 전해집니다. 잠시 고석정 일대를 돌아본 뒤, 평화의 길 16-2코스는 지방도 463호선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갔습니다. 궁예가 세운 후 고구려의 옛 도읍지 철원은 '태봉'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금학산과 ..

여덟 번째 DMZ 평화의 길 원정은 정코스인 16코스를 걸을 수 없는 여건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우회코스인 15-1코스와 16-2코스를 연이어 걷게 되었습니다. 15-1코스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철도역인 백마고지역에서 출발하여 고석정까지 이어지는 21.3km의 긴 여정이었습니다. 백마고지역은 열흘 동안 2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백마고지 전투의 현장과 맞닿아 있어, 그 비극적 역사 위에 세워진 평화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이어서 대마리와 사요리 들녘을 지나며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른 새벽, 논에는 푸른 벼가 자라 있었고, 외딴집에서 들려오는 트로트 소리가 정겨웠습니다. 사요길을 따라 소이산 자락을 돌아 언덕을 오르자 옛 철원읍 시가지가 보였습니다. 1930년대 강원도 ..

더위가 차츰 다가오는 계절, 논에는 모내기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들판 곳곳에서는 곡식과 과일 열매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진안고원길 12구간은 전북 진안군의 안천소운동장을 출발하여 긴재와 가래재를 넘어 동향면행정복지센터까지 16.7km를 이어주는, 난이도가 제법 높은 길입니다. 안천면운동장을 출발해 노채마을을 지나 임도 끝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됩니다. 이 산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오랜 세월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든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걷는 내내 옛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간재에 도착하면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진안의 산들은 유난히 푸르고, 곳곳에 자라는 야생화와 고목들이 자연의 생명력을 실감하게 해 줍니다. 이어 상노마을을 지나 기래재에 이르렀..

지난 주말,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두타산 베틀바위와 협곡 마천루를 다녀왔습니다. 부산에서 6시10분 출발, 현지에는 11시 20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베틀바위 전망대였습니다.초입 산길은 상당히 가팔랐지만, 고요한 숲길 사이로 보이는 경치를 구경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드디어 베틀바위 전망대에 도착하였습니다. 웅장하게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베틀바위를 마주하는 순간, 그 기세에 감탄하였습니다. 거친 세월을 견뎌온 듯한 그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운 예술작품 그 자체였습니다. 이후 협곡 마천루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했으나, 곳곳에 마주친 돌길과 나무계단은 적당한 긴장을 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협곡 마천루에 다다랐을 때, 다시 한번 ..

DMZ 평화의 길 14코스는 경기도 연천군 대광리역에서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역까지 이어지는 경원선 철도를 따라 걷는 약 12km의 트레킹 구간입니다. 13코스를 마친 직후 출발에 앞서 대광리 수변공원 인근 식당에서 한식 백반과 막걸리로 점심 식사를 하고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습니다.14코스의 여정은 차탄천 둑방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한탄강 지질공원의 일부로 지정된 차탄천의 독특한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걷는 길목 곳곳에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과 관련된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중에서도 신탄리역은 과거 남한 최북단의 종착역으로서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산천마을을 지나면 1945년 8월 24일, 38선으로 분단되어 운행이 중단된 경원선 철도 중단점도 볼 수 있는데,..

그동안 DMZ 평화의 길을 걸을 때마다 자주 비나 눈을 만났습니다. 마치 이 길은 날씨조차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듯했지만, 오늘은 다행히도 현지에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무박 일정으로 부산에서 출발하여,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에 위치한 군남홍수조절지 두루미테마파크에 새벽 5시경 도착하였습니다. 군남홍수조절지는 임진강 본류의 수량을 조절하고 북측의 황강댐에서 내려오는 불규칙한 물 흐름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시설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의 월동지로도 유명합니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 고요한 공원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코스는 군남홍수조절지를 출발하여 옥녀봉을 향해 이어졌습니다. 옥녀봉은 북한과 약 4km 거리에 위치한 해발 205m의 봉우리로, 그 정상에는 ..

오전 6시 40분에 송공항에서 아일랜드호에 승선하여 06:50분에 송공항을 출발, 08시에 대기점도 선착장에 하선, 섬티아고 12 사도 예배당 중 첫 번째에서 여섯 번째까지 걷고, 지금부터는 일곱 번째 예배당을 찾아 걷기 시작합니다. ▼ 범바우산을 넘어서 일곱 번째 예배당으로... ▼ 제법 가파른 산길을 넘어서... ▼ 범바우산(75m) 고갯마루를 넘어서... ▼ 소악도 쪽 풍경을 감상하며... ▼ 소기점도와 소악도 사이 노둣길에 8번째 예배당기쁨의 집 (마티오) 이 보입니다.. ▼ 다른 풍경도 바라보고... ▼ 일곱번째 예배당 인연의 집(토마스의 집)일곱 번째 예배당인 인연의 집(토마스의 집)은 김강 님의 작품으로 소기점도의 언덕 위에 자리한 아름다운 예배당으로 단정한 사..

오전 6시 40분에 송공항에서 아일랜드호에 승선하여 06:50분에 송공항을 출발, 08시에 대기점도 선착장에 하선,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은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의 기점도와 소악도, 진섬, 딴섬 등을 연결하는 약 12km의 순례 코스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받아 조성되었고, 이 길은 자연과 예술, 신앙이 어우러진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며, 12 사도의 이름을 딴 12개의 작은 예배당이 순례길을 따라 배치되어 있으며, 각 예배당은 국내외 작가들이 설계한 독특한 건축물입니다. 1. 건강의 집 (베드로): 그리스 산토리니풍의 둥근 푸른 지붕과 흰 회벽으로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내며, 순례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2. 생각하는..

신안 나들이 둘째 날, 오늘은 신안군 안좌면의 기점도와 소악도, 진섬, 딴섬 등을 연결하는 약 12km의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을 완주하고 집으로 귀가하였습니다. 6시 50분 송공항을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대기점도에 하선하여 순례길을 걷는 일정입니다.송공항은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에 위치한 여객선 터미널로, 천사대교 개통 전까지 신안군의 주요 섬들과 육지를 연결하는 중요한 해상 교통의 중심지였으나 천사대교 개통 이후, 차량을 이용한 육상 교통이 가능해지면서 여객선 이용률은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일부 섬들과의 연결을 위한 해상 교통수단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송공항에서 대기점도를 가다 보면 천사대교의 교각아래를 지나게 되는데, 천사대교는 2010년 9월 착공하여 약 8년 7개월의 공사 ..

퍼플섬 방문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김환기 고택을 둘러보았습니다. 김환기 고택은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생가로,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읍동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고택은 김환기 화백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로, 그의 예술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고택은 1920년대에 건립되었고, ㄱ자형 기와집으로 다듬은 네모 초석 위에 네모기둥을 세운 민도리집 형식입니다. 주요 공간으로는 안채는 곳간, 건넌방, 대청마루, 안방, 정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화실은 원래 초가였으나 현재는 시멘트기와로 개조된 一자형 민도리집입니다. 건물에 사용된 목재는 백두산에서 운반해온 것으로, 당시 집안의 경제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2007년 10월 12일, 국..

지난 5월 16일부터 5월 25일까지 이미 라벤더 축제는 끝났지만, 박지도 해안가도 산책할 겸 라벤더 정원을 구경하였습니다. 박지도의 퍼플섬 라벤더 정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프렌치 라벤더 정원으로, 매년 5월 중순에 열리는 '퍼플섬 라벤더 축제'의 중심지로서 약 35,341㎡ (약 10,680평)에 프렌치 라벤더 66,000주, 약 2,000만 송이를 식재하였답니다.이 정원은 바다와 갯벌을 배경으로 조성되어 있어, 지중해 프랑스의 라벤더 가든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경을 제공합니다. ▼ 두리 선착장 인근의 라벤더 축제 안내 부스 ▼ 박지도 라벤더 정원 전동카트 탑승장 약 1.2km의 거리를 걸어서 라벤더 정원으로 들어갑니다... ▼ 퍼플교(두리~박지, 547m)를 뒤돌아보고... ..

지난 5월 30일, 처형 부부와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신안군 퍼플섬과 섬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첫째 날은 섬이지만 배를 타지 않아도 갈 수 있는 퍼플섬을 방문하고, 둘째 날은 송공항에서 첫 번째 배를 타고 대기점도에 들어가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을 완주하고 다시 송공항으로 되돌아와 부산으로 귀가하였습니다. 5월 30일 방문한 퍼플섬은 반월도와 박지도 두 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로부터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s)’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섬 전체가 보라색으로 통일된 독특한 경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부산에서 자가용으로 출발하여 네 시간여의 여정을 거쳐 먼저 도착한 곳은 신안..

오전에 진안고원길 10구간 후반부를 마치고, 이어서 진안고원길 11구간에 걸었습니다. 이 구간은 전북 진안의 용담면사무소에서 출발하여 용담호를 따라 걷는 16km 여정으로, 금강 상류의 물길을 따라가며 진안고원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코스입니다.초반에는 웅장한 용담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001년에 완공된 이 대규모 댐은 금강의 수질 개선과 수도권 및 전북 지역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되었으며, 한때 이 일대에 자리했던 여러 마을이 수몰되며 지금의 용담호가 생겨났습니다. 용담댐 조각공원에서는 물과 인간, 자연을 주제로 한 조형물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스치듯 지나면서 감상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댐을 지나 호반도로를 걸으며 ..

지난 화요일, 진안고원길 10구간의 후반부와 11구간을 완주하였습니다. 진안고원길 9구간(운일암반일암)과 10구간 초반부는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시원한 계곡에서 알탕을 즐길 겸, 조금 뒤로 미루어두었습니다. 진안고원길 10구간은 주천면행정복지센터에서 용담면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15.4km의 긴 여정입니다. 이 구간은 용담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어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길입니다. 이날은 옥거마을에서 출발하여 용강산 금봉재를 넘어 용담면행정복지센터까지 약 5.6km를 걸었습니다. 옥거버스정류장을 출발점으로 삼아, 용강산 인증지점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이어졌습니다. 용강산은 진안의 대표적인 산 중 하나로, 예로부터 지역 주민들에게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금봉재를 넘어..

오랜만에 옛 직장 동료들과 함께 송도 해안산책로와 암남공원을 가볍게 걸었습니다. 송도 해안산책로와 암남공원은 최근에 새롭게 정비되어 한층 더 쾌적하고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은 부산 특유의 활기와 여유를 동시에 느끼게 해 주었고,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남항과 송도해수욕장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맑은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산책로와 공원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활기를 더했습니다. 특히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 송도 일대가 국제적인 관광지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송도해수욕장은 한때 부산에서 유일한 해수욕장으로, 오랜 세월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로 사랑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

숭의전 앞 CU 편의점에서 간단히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한 뒤, 오전 10시경부터 DMZ 평화의길 12코스를 걷기 시작했습니다.출발하자마자 마주한 숭의전은 고려 태조 왕건과 그의 후손들을 기리는 제향 공간입니다. 현재 공사 중이었지만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고, 단정한 전각과 고즈넉한 숲길이 어우러져 고려의 숨결과 조선의 경건함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숭의(崇義)’라는 이름은 ‘의로움을 숭상한다’는 뜻으로, 왕건의 덕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으며, 본전에는 고려 태조를 비롯한 왕족 네 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고 합니다.이어서 12코스에서 약간 벗어나 연천 당포성도 들렀습니다. 임진강을 끼고 세워진 이 고성은 조선시대 왜구를 방어하던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강물만이 평화롭게 흐르지..

요즘 부쩍 비가 잦습니다. 이틀 전 남해바래길에서도 비 속을 이틀 내내 걸었는데, 오늘은 종일 안개비가 내려 아련한 풍경 속에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DMZ 평화의길 원정 7차를 나서는 날, 연천군의 일기예보는 ‘흐림’이었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안개비가 내렸다 멎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날씨는 오히려 걸음을 한층 더 운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안개비 속에서 예정된 11코스와 이어지는 12코스를 걷기 위해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DMZ 평화의길 11코스는 장남교를 시작점으로 하여 숭의전지까지 이르는 약 16.6km의 구간입니다. 임진강의 지류인 사미천을 따라 펼쳐진 광활한 연천평야를 지나는 이 길은,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길을 따라 ..

노도바래길을 마친 뒤, 남해바래길 완주 인증서를 수령하기 위해 벽련항에서 남해탐방지원센터로 향하였습니다.남해바래길 완주 인증서를 받으려는 이유는, 긴 여정을 완주하였다는 공적 확인의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길 위에서의 수많은 발자취와 감동을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남해바래길과의 인연은 지난 2021년, 남파랑길 36코스에서 46코스를 걷던 중 처음 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로 오랜 시간 동안, 기회가 닿을 때마다 걸음을 이어왔고, 마침내 오늘에야 전 구간을 완주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남해는 옆지기의 고향이라 여러 차례 방문했던 익숙한 땅이지만, 이번 만큼은 두 발로 직접 걸으며 골목과 바다, 산과 마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남해바래길은 단순한 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