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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10코스 [진도] 서망항~가치버스정류장 (2023.4.26일 오후) 본문
진도의 서망항 진도해양파출소 앞 팔각정에서 김밥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랜 후, 서해랑길 10코스를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적한 항구의 정취 속에서 마주한 바다는 잔잔했고, 출발 전의 짧은 휴식이 남은 여정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되었습니다.
서해랑길 10코스는 서망항을 출발하여 팽목항과 팽목방조제, 진도의 명산 동석산 인근을 지나, 봉암저수지를 거쳐 가치버스정류장까지 약 15.9km에 이르는 코스입니다. 이 길은 단순한 도보 코스를 넘어, 기억과 성찰의 길, 곧 ‘팽목바람길’로 불리는 구간과도 이어지며, 현대사의 아픔을 마주하고 자연 속 위로를 찾는 깊은 사유의 길이기도 합니다.
코스의 전반부에서는 많은 분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장소들을 지나게 됩니다. 팽목항 방파제와 팽목기억관, 그리고 조용한 바닷가에 위치한 마사선착장 등은 당시의 아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들로, 길을 걷는 동안 고요한 추모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깃들었습니다.
특히 해안 숲길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다신기미의 소망탑’은, 희생자들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함께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공동체의 바람이 형상화된 장소입니다. 숲과 바다, 그리고 바람이 어우러지는 그 길목에서 저마다 묵묵히 한 걸음씩 걷는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기도하고,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코스의 후반부로 접어들며 마사마을을 지나면, 진도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동석산(東石山)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동석산은 비록 219미터의 낮은 바위산이지만,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의 기암괴석이 드러나는 독특한 산세를 자랑합니다. 진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예로부터 기운이 서려 있는 산으로 여겨졌고, 등산보다는 산책하듯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에 좋은 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길의 마지막 구간에서는 진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봉암저수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저수지는 지역 농업의 중요한 수원지이자, 저수지 둘레의 경관이 아름다워 산책과 휴식의 명소로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입니다. 물가를 따라 걷는 동안에는 바람에 살랑이는 억새와 갈대, 물새들의 잔잔한 울음소리가 마음을 정화시켜 주었습니다.
이처럼 서해랑길 10코스는 현대사의 깊은 상처를 품은 기억의 장소들과, 자연이 주는 위로와 평온을 함께 담아낸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진도를 찾은 발걸음이 단순한 걷기를 넘어서, 사유와 치유의 시간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 코스개요, 관광포인트, 여행자 정보는 두루누비 홈피에서 퍼옴
<코스개요>
- 생동감 있는 바다의 숨결을 느끼며, 다도해의 풍광을 느낄 수 있는 길
- 소박한 항구를 품은 마을을 잇는 길로 어촌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코스
<관광포인트>
- 진도 서남단에 위치한 어업 전진기지이며 국가어항 '서망항'
- 진도와 인근 섬을 이어주는 여객선 전용항구 '진도 팽목항'
<여행자 정보>
- 시점: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서망항
교통편) 진도공용터미널에서 팽목-서망 방향 농어촌 버스 승차 '서망'정류장 하차
- 종점: 진도군 지산면 가치리 가치버스정류장
- 코스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해질녁에 맞춰 코스 종점에 도착한다면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낙조를 관람해도 좋음
< 서해랑길 10코스 기록>
<서해랑길 10코스 동영상>
▼ 서망항에서 서해랑길 10코스 출발
▼ 서망교차로에서 팽목 진도항으로...
▼ 국민해양안전관(건설 중)
▼ 조그맣게 보이는 붉은 등대 쪽으로...
▼ 작은 백사장을 지나서...
▼ 진도항 뒷산 봉우리
▼ 진도항 대합실
▼ 팽목방파제
▼ 세월호의 아픔을 안고 있는 팽목방파제를 보며...
▼ 진도항 임시 여객터미널
▼ 팽목기억관
▼ 팽목성당
▼ 팽목마을 표지석을 지나서...
▼ 팽목마을 언덕의 팽나무
▼ 팽목성결교회
▼ 진구지수문으로...
▼ 팽목방파제를 뒤돌아 보고...
▼ 동석산을 바라보고...
▼ 진구지수문과 팽목방조제
▼ 팽목방조제를 지나며...
▼ 팽목방조제 끝나는 지점에서 죽도 쪽으로...
▼ 죽도선착장(미사선착장)
▼ 나무계단을 올라 숲 속으로...
▼ 숲길을 따라서...
▼ 다신기미
▼ 소망탑
▼ 다시 숲속길을 지나서...
▼ 잔등너머
▼ 봉암저수지 방향으로...
▼ 마사마을 표지석 통과
▼ 갈대밭길로...
▼ 지산취입보
▼ 하천제방길을 따라서....
▼ 동석산을 바라보며...
▼ 마사교
▼ 유채와 동석산
▼ 걷는 방향에 따라 달리보이는 동석산
▼ 동석산과 하심동마을
▼ 봉암저수지 방향으로...
▼ 봉암저수지
▼ 봉암저수지를 뒤돌아 보고...
▼ 하봉암마을 복지회관
▼ 가치버스정류장으로...
▼ 산태골을 가로질러...
▼ 동석산 능선을 바라보고...
▼ 보리밭 뒤로 보이는 봉암저수지...
▼ 오늘의 목적지 가치마을이 보이네요...
▼ 가치버스정류장의 서해랑길 안내판에서 걷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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