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코리아둘레길/남파랑길(완보) (92)
우체국길 99번지

남파랑길 90코스를 걷는 길목에서, 해남 달마산 자락에 자리한 미황사와 도솔암을 찾았습니다. 이 두 곳은 산세에 기대어 고즈넉하게 앉아 있는 남도의 대표적인 수행처로, 풍광과 더불어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먼저 들른 미황사는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고찰로, '아름다운 빛이 서린 절'이라는 이름 그대로 탁 트인 남해 바다와 어우러진 절경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이번 방문에는 대웅보전이 해체 보수 중이라 안타깝게도 내부를 직접 살펴보지 못하였습니다. 수백 년을 지탱해온 건축물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점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찰 전체에 깃든 고요함과 단정한 분위기는 오랜 시간 이곳이 수행과 기도의 도량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이..

드디어 남파랑길의 마지막 여정인 90코스를 걷게 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11일,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래, 창원, 거제, 통영, 고성, 사천, 남해, 하동, 광양, 여수, 순천, 고흥, 보성, 장흥, 강진, 완도를 거쳐, 오늘에야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땅끝탑에 도착하였습니다. 총 연장 1,470km, 무려 90개 코스를 완주하게 된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긴 여정이었지만, 추위와 더위, 비 오는 날을 피해 걷다보니 어느덧 해가 세 차례나 바뀌었습니다. 대중교통이 닿기 힘든 외진 지역이 많아 시외버스와 농어촌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야 했고, 간혹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구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함마저도 이 길 위에서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걷는 동..

밤사이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에 약간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그쳤습니다.오늘은 남파랑길 89코스와 90코스를 이어서 걸어 남파랑길 전 구간을 완주할 예정입니다. 이 두 코스는 89코스의 중반 이후 8Km 지점부터는 달마산의 임도를 오르내리게 되며, 90코스는 달마산을 지나서 땅끝마을까지 거의 대부분이 산 능선을 지나야 하는 구간으로 난이도가 제법 높은 구간입니다. 그래서 새벽 5시 50분에 원동터미널 인근 모텔에서 나와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남파랑길 89코스의 특징은 초반 원동버스터미널에서 남창사거리까지는 완도로 들어올 때 걸었던 길과 중복되는 길을 걸었고, 이후 이진리 들판을 가로질러 달마산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진지를 지나서 달밑골부터는 임도를 따라 달마산 허리길을 걸어서 미..

남파랑길 87코스를 화흥초등학교 입구에서 마친 직후, 잠시 숨을 고른 뒤 곧바로 88코스를 이어 걸었습니다. 남파랑길 88코스는 화흥초등학교를 출발점으로 하여, 해남과 완도를 잇는 상왕산을 넘어 완도수목원과 망축리 마을을 지나 원동버스터미널에 이르는 총 15.3km의 구간입니다.이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은 남파랑길 전 구간 중 최고 고도 지점인 해발 644미터의 상왕봉을 통과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상왕봉은 완도군의 중심 산세를 이루는 상왕산의 주봉으로, 봉우리에서는 완도 앞바다와 남해의 다도해 풍경이 한눈에 펼쳐져 그야말로 절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 서니 이 길의 오름이 주는 고단함마저도 순식간에 잊게 됩니다.산을 내려와 만난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상록활엽수 자생지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

오늘은 남파랑길 87코스(18km)와 88코스(15.3km)를 하루에 이어 걷고자, 이른 아침 7시경 완도항 해조류센터 인근 숙소를 나섰습니다. 아침 안개가 옅게 깔린 완도항의 풍경 속에서 남파랑길 87코스의 첫발을 디딘 순간, 오늘 하루가 풍성한 자연과 만남으로 가득하리라는 기대가 들었습니다.남파랑길 87코스는 완도항 해조류센터에서 시작하여, 완도타워와 완도윈네리조트,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선이 펼쳐진 정도리 구계등을 지나 화흥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약 18km의 여정입니다.코스 초반에는 완도타워에 올라 완도항과 그 너머로 펼쳐진 다도해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완도타워는 완도의 상징적인 전망대로, 바다와 섬, 마을이 어우러진 이 지역의 지형적 특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탁 트인 전..

남파랑길 전 구간 완주를 목표로, 2023년 2월 21일부터 2월 23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해남을 찾았습니다. 이번 여정은 특별히 처음으로 승용차를 이용해 해남 남창정류장까지 이동하였으며, 남창오일장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두고 도보로 86코스부터 90코스까지 순차적으로 완주한 뒤, 귀가 시 다시 이곳에서 부산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습니다.이번 일정 중 특히 주목되었던 코스는 88코스의 상왕봉 구간과 90코스의 땅끝마을을 향한 능선길로, 두 구간 모두 고도가 높고 오르내림이 많은 난이도 높은 길이라 새벽부터 이른 시각에 출발하여 일정을 맞추기로 하였습니다.첫날 걸은 남파랑길 86코스는 해남 남창정류소에서 출발하여 달도, 완도대교, 불목리선착장, 장보고기념관을 거쳐 완도항 해조류센터까지 이어지는 총 24..

2박 3일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남파랑길 85코스를 따라 걸은 후 부산으로 귀가하였습니다. 이번 구간은 해남군 북평면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에서 출발하여 내동리와 와룡교, 북평초등학교를 지나 해남 남창정류장(달도)에 이르는 약 18.6km의 여정이었습니다.코스의 초입인 사내방조제는 길게 뻗은 직선 길 위로 탁 트인 바다와 함께 해남의 상징인 두륜산(頭輪山)이 다양한 각도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걷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두륜산은 예로부터 산세가 유려하고 기운이 맑기로 이름난 명산으로, 산자락 아래에는 천년 고찰 대흥사가 자리해 있으며, 이곳은 조선후기 선비들과 불가의 스님들이 자연 속에서 수양을 쌓던 정신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길이 이어질수록 점차 바다 쪽으로 나아갑니다. 코스의 말미에 ..

도암농협 앞에 설치된 남파랑길 안내판에서 83코스의 여정을 마무리한 뒤, 인근 식당에서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과 정갈한 반찬으로 허기를 달랜 뒤, 곧바로 남파랑길 84코스에 접어들었습니다.이 코스는 강진군 도암면에 위치한 도암농협을 출발점으로 하여, 용흥저수지와 도암배수갑문을 지나,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까지 이르는 약 13.7km의 길입니다.처음 길을 나서면 주작산(朱雀山)의 산자락이 먼 배경으로 펼쳐지며, 향촌리, 용흥리, 신기리 등 전형적인 전남 농촌마을의 들녘을 지나게 됩니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알려져 있으며, 계절에 따라 논밭의 색감이 시시각각 달라져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고요한 논길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사이를 걷노라면, 시간의 흐름이 느..

오늘은 남파랑길 83코스와 84코스를 연달아 총 31.7km를 걸었습니다. 길 위에서의 하루는 피곤하면서도 그만큼 깊은 여운을 남겼고, 걷는 동안 강진이라는 지역이 지닌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먼저 83코스는 강진읍 구 목리교 서쪽에서 시작하여, 강진만생태숲, 백련사, 다산초당, 그리고 도암석문공원을 지나 도암농협에 이르는 약 18km의 코스입니다.이 구간은 단순한 걷기 코스를 넘어, 조선의 실학사상을 대표하는 정약용 선생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남도 유배길과 겹치는 곳이 많아,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품격 있는 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백련사와 다산초당은 조용한 산사의 고요함과 선비의 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강진의 대표적인 명소로, 수많은 순례객과..

가우도 입구에서 남파랑길 81코스의 여정을 마무리한 뒤, 곧장 남파랑길 82코스로 걸음을 옮겼습니다.82코스는 가우도 입구에서 시작하여 봉황마을, 칠량농공단지를 거쳐 구 목리교까지 약 14.7km를 걷는 코스로, 강진만을 따라 북쪽으로, 강진읍 소재지 인근까지 이어지는 구간입니다.이 코스는 전체적으로 강진만 해안선을 따라 걷게 되며, 특히 탐진강 하류와 강진만 생태공원 등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을 경유하게 되어, 걷는 내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느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강진만은 조선시대부터 갯벌 어업과 농업이 공존해온 대표적인 내만(內灣) 지역으로, 오늘날에도 풍부한 생태계와 갯벌 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귀중한 환경 자산입니다. 특히 코스 후반부에서 만나게 되는 강진만 생태공원은 그러한 생물 다양성과 ..

계묘년 새해 1월 10일부터 1월 1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남파랑길 81코스에서 85코스까지 걷기 위해 강진 마량항에 다시 왔습니다. 부산 서부터미널(05:50분) → 진주 개양터미널(07:13분) → 순천터미널(08:44분) → 강진터미널(10:40분) → 마량터미널(11:13분)까지 세 번의 환승을 거쳐 도착한 마량항에서 남파랑길 81코스를 걸었습니다. 남파랑길 81코스는 마량항에서 출발하여 서중어촌체험마을과 남호마을을 거쳐 고바우공원 전망대를 지나 가우도 입구까지 15.2Km를 걷는 코스입니다. 이 코스는 강진만 동쪽의 남에서 북으로 걷는 코스로써, 강진만의 아름다운 갯벌과 갈대숲 등을 볼 수 있으며, 이 코스의 종착지인 가우도 입구는 관광지로 개발되어 볼거리가 제법 많은 곳이었습니다. 시간에..

2박 3일 여행의 마지막 날, 남파랑길 80코스를 걸으며 여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 구간은 회진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해 선학동마을, 덕촌배수갑문, 심마항을 지나 마량항까지 이어지는 약 20km의 길로, 장흥군과 강진군의 해안선을 따라 걷는 아름다운 코스입니다. 출발지인 회진에서는 조선시대 수군의 군영이었던 회령진성을 지나게 되는데, 지금은 그 흔적만이 남아 있어 옛 군사 요새로서의 위용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어지는 길목에는 이청준 작가의 고향집이 복원된 이청준 생가와 그의 대표작 '천년학'의 배경이 된 천년학세트장이 자리잡고 있어, 문화적 향기까지 더해졌습니다. 파도가 속삭이는 듯한 상흥천을 건너면 강진군에 접어들며, 고즈넉한 강진항의 풍경과 위용 있는 고금대교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걷는 내내 남해의 풍..

원등마을회관에서 남파랑길 78코스의 여정을 마친 뒤, 인근의 원등버스정류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바람은 적당히 불고 햇살도 따사로워, 걸었던 시간의 피로를 가라앉히기에 딱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이윽고 시계가 오전 10시를 가리킬 무렵, 남파랑길 79코스의 발걸음을 떼었습니다.남파랑길 79코스는 전라남도 장흥군의 원등마을회관을 출발점으로 하여 상발마을과 죽청배수갑문, 그리고 ‘정남진’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정남진전망대를 지나, 회진시외버스터미널에 이르는 약 27.2km의 장거리 도보 코스입니다. 하루에 완주하기에는 다소 긴 여정이지만, 경로 곳곳에서 마주하는 풍광이 아주 좋았습니다.이 구간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득량만 해안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득량만은 남해안에서도 유독 잔잔하고 너른 바다..

어제 남파랑길 76코스와 77코스를 걸었는데, 오늘은 더욱 긴 여정을 계획하였습니다. 남파랑길 78코스와 79코스를 이어 걷는 일정으로, 총 46km에 달하는 장거리 도보였습니다. 비교적 긴 거리를 소화해야 했기에 새벽 5시 38분, 숙소인 모텔을 조용히 나서며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의 고요한 거리와 선선한 새벽 공기가 오늘 여정의 시작을 부드럽게 열어주었습니다.남파랑길 78코스는 전라남도 보성군 율포솔밭해변에서 시작하여 수문항과 해창마을을 지나, 장흥군 원등마을회관에 이르는 약 18.9km의 코스입니다. 이 구간은 보성에서 장흥으로 행정구역이 바뀌는 여정이기도 합니다.출발 지점인 율포솔밭해변은 해안선을 따라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늘어선 곳으로, 이 지역 특유의 정취가 느껴지는 해변입니..

비봉공룡공원 앞 청암선착장에 도착한 후, 미리 준비해 간 김밥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였습니다. 바닷바람이 솔솔 부는 선착장 풍경 속에서의 한 끼는 그 자체로도 소박한 행복이었습니다. 그렇게 남파랑길 76코스를 마친 뒤, 곧장 남파랑길 77코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남파랑길 77코스는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의 비봉공룡공원을 출발하여 선소마을과 금광마을을 지나, 율포솔밭해변에 이르는 약 15.2km의 도보 코스입니다. 비교적 완만한 길이 이어져 있지만, 그 안에는 해안 특유의 풍경과 농촌의 소박한 정취가 어우러져 있어 걷는 내내 따뜻한 감성을 자아내는 구간이었습니다.출발지인 비봉공룡공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공룡을 테마로 한 공원으로, 인근 지역에서 실제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것에 착안하여 조성..

남파랑길 76코스부터 80코스까지, 총 다섯 개의 구간을 걷기 위해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전라남도 고흥을 찾았습니다. 전체 여정은 짧지 않았지만, 부산에서 남파랑길 76코스의 시작점과 80코스의 종료 지점까지 이동하는 데에만 왕복으로 반나절이 소요되다 보니, 실질적으로 걷기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이틀뿐이었습니다. 첫날은 남파랑길 76코스(13.9km)와 77코스(15.7km), 둘째 날은 78코스(18.6km)와 79코스(28.2km)를 연이어 걸었고, 마지막 날인 셋째 날에는 80코스(20.6km)를 마무리로 걸은 뒤, 강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으로 귀가하는 여정을 실행에 옮겼습니다.이번 기행의 출발점은 남파랑길 76코스였습니다. 이 구간은 고흥군 영남면 신기수문동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하여, 장선해수..

남파랑길 74코스를 마치고 난 후, 쉬지 않고 곧장 남양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남파랑길 75코스를 이어 걸었습니다. 하루에 두 개의 구간을 연달아 걷는 일정이었지만, 고흥 땅에서 마지막으로 만나는 남파랑길의 풍경입니다.남파랑길 75코스는 남양버스정류장을 시작으로, 중산마을, 상남마을, 송림마을을 거쳐 신기수문동버스정류장에 이르는 약 20.6km의 도보 여정입니다. 이 구간은 행정구역상으로도 의미가 깊은데, 고흥군의 마지막 구간으로, 이 코스를 끝으로 남파랑길은 보성군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저에게는 ‘고흥에서의 이별’이라는 감회도 함께하는 구간이었습니다.걷는 동안 만나는 길은 그야말로 다양했습니다. 마을 안길과 들판 사이를 누비는 농로, 드넓게 펼쳐진 방파제 위의 해풍길, 그리고 인상 깊었던 곳은 우도(牛島)..

오늘은 남파랑길 74코스와 75코스를 연속해서 걷고 곧장 귀가할 계획이었기에,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전날 밤 묵었던 숙소는 고흥군 과역면에 위치한 진영각, 조용한 시골 마을의 전통 한옥이었기에 하룻밤의 휴식이 무척 깊고 아늑하게 느껴졌습니다.새벽 공기를 가르며 숙소를 나서, 과역버스정류장에서 오전 6시 40분에 출발하는 노일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버스는 고흥 동남부의 작은 마을들을 차례로 지나, 제가 하차한 곳은 내로마을회관 입구였습니다. 시계는 정확히 6시 50분, 그렇게 남파랑길 74코스를 걷기 시작하였습니다.이 코스는 총 9.2km로, 남파랑길의 다른 구간에 비해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내로마을회관에서 출발하여 외로마을, 도야마을을 거쳐 남양버스정류장에 이르는 경로로,..

남파랑길 72코스의 종착지인 고흥 대전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 저는 이미 오전 한 코스를 걸은 뒤라 허기가 느껴졌습니다. 장어탕 한 그릇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곧장 남파랑길 73코스로 발걸음을 이어갔습니다.남파랑길 73코스는 대전해수욕장에서 시작하여, 예회마을과 금성마을을 지나 내로마을회관까지 이어지는 약 17km의 구간입니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해안길과 농로가 어우러져, 남도의 자연과 생활 풍경을 두루 체험할 수 있는 여정이었습니다.출발점인 대전해수욕장은 고흥에서도 손꼽히는 조용한 해변으로, 예로부터 지역 주민들의 여름 피서지로 사랑받아온 곳입니다. 해안선이 넓게 열려 있고, 물이 얕아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고요한 풍광을 즐기기에 참 좋은 장소입니다.걷는 길은 고흥군의 예회마을과 금성..

오늘은 남파랑길 72코스(14.9km)와 73코스(17.0km)를 연이어 걷는 일정을 소화하였습니다. 하루에 30km를 넘는 거리를 걷는 건 결코 가벼운 일정이 아니었지만, 고흥의 풍경은 제 피로마저 잊게 해주는 힘이 있었습니다.이날의 첫 여정은 고흥만방조제공원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남파랑길 72코스는 이곳에서 출발하여 풍류해수욕장, 신흥마을을 지나 대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바다와 숲, 마을을 차례로 거치는 길입니다. 고흥 특유의 변화무쌍한 지형과 조용한 남해안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걷는 내내 다양한 감상을 안겨주는 코스였습니다.고흥만방조제는 고흥반도의 북쪽 끄트머리에서 순천만과 경계를 이루는 인공 제방으로, 간척을 통해 조성된 드넓은 농경지가 펼쳐지는 곳입니다. 1981년에 완공된 이 방조제는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