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코리아둘레길/진안고원길 (14)
우체국길 99번지

10구간을 걸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점차 거센 장대비로 변해갔습니다. 진안의 산자락을 감싸는 안개와 빗소리가 어우러져 한층 더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10구간을 마치고 곧장 이어서 9구간인 운일암반일암 숲길로 발을 옮겼습니다. 이 길은 진안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주자천을 따라 조성된 약 9km 남짓의 구간으로, 길이는 짧지만 볼거리가 풍성한 코스입니다. 주자천은 예부터 물 맑기로 이름이 높았으며, 이 물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기암괴석과 고목들이 어우러진 경관은 실로 장관이었습니다. 비록 이날은 빗속에 시야가 흐려졌지만, 길 중간에는 이름부터 예쁜 ‘무지개다리’와 ‘구름다리’가 차례로 볼 수 있었으며,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와룡암과 운일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닥..

지난 6월 초, 무더운 여름날을 대비하여 시원한 계곡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진안고원길 9구간, 운일암반일암 구간을 일부러 남겨두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마침내 그 구간을 걷게 된 날은 아이러니하게도 한낮의 열기 대신 온종일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 날이 되었습니다. 물놀이는커녕 비바람 속에서 옷이 젖는 것을 감수해야 했습니다.지난 6월 10일, 진안고원길 10구간 중 후반부에 해당하는 옥거마을회관에서 용담면사무소까지 약 5.5km 구간을 미리 걸어보았었기에, 오늘은 옥거마을회관을 기점으로 10구간의 나머지 구간을 역방향으로 먼저 걷고, 이어서 9구간까지 연속해서 이어 걸었습니다.진안고원길 10구간에 있는 용담호는 충청과 전라의 경계를 흐르며 형성된 대규모 인공호수로, 2001년 완공 이후 진안 지역..

더위가 차츰 다가오는 계절, 논에는 모내기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들판 곳곳에서는 곡식과 과일 열매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진안고원길 12구간은 전북 진안군의 안천소운동장을 출발하여 긴재와 가래재를 넘어 동향면행정복지센터까지 16.7km를 이어주는, 난이도가 제법 높은 길입니다. 안천면운동장을 출발해 노채마을을 지나 임도 끝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됩니다. 이 산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오랜 세월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든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걷는 내내 옛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간재에 도착하면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진안의 산들은 유난히 푸르고, 곳곳에 자라는 야생화와 고목들이 자연의 생명력을 실감하게 해 줍니다. 이어 상노마을을 지나 기래재에 이르렀..

오전에 진안고원길 10구간 후반부를 마치고, 이어서 진안고원길 11구간에 걸었습니다. 이 구간은 전북 진안의 용담면사무소에서 출발하여 용담호를 따라 걷는 16km 여정으로, 금강 상류의 물길을 따라가며 진안고원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코스입니다.초반에는 웅장한 용담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001년에 완공된 이 대규모 댐은 금강의 수질 개선과 수도권 및 전북 지역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되었으며, 한때 이 일대에 자리했던 여러 마을이 수몰되며 지금의 용담호가 생겨났습니다. 용담댐 조각공원에서는 물과 인간, 자연을 주제로 한 조형물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스치듯 지나면서 감상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댐을 지나 호반도로를 걸으며 ..

지난 화요일, 진안고원길 10구간의 후반부와 11구간을 완주하였습니다. 진안고원길 9구간(운일암반일암)과 10구간 초반부는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시원한 계곡에서 알탕을 즐길 겸, 조금 뒤로 미루어두었습니다. 진안고원길 10구간은 주천면행정복지센터에서 용담면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15.4km의 긴 여정입니다. 이 구간은 용담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어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길입니다. 이날은 옥거마을에서 출발하여 용강산 금봉재를 넘어 용담면행정복지센터까지 약 5.6km를 걸었습니다. 옥거버스정류장을 출발점으로 삼아, 용강산 인증지점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이어졌습니다. 용강산은 진안의 대표적인 산 중 하나로, 예로부터 지역 주민들에게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금봉재를 넘어..

진안고원길 8구간은 전라북도 진안군의 마조마을에서 시작하여, 해발 약 835m의 갈크미재(일명 각우목재)를 넘고 외처사동, 중리마을, 장등마을을 지나 삼거마을의 운일암반일암 야영장에 이르는 약 17km의 여정입니다. 출발지인 마조마을에서부터 갈크미재에 이르는 초반 구간은 임도 오르막 구간이지만 경사가 완만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고갯마루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갈크미재는 운장산과 곰직이산 사이를 잇는 고갯길로, 이곳에서 진안고원의 봉우리들과 능선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외처사동을 지나 중반부로 접어들면, 중리마을과 장등마을의 마을길과 들길이 이어집니다. 주자천 옆으로 펼쳐지는 보리밭과 조용한 마을 풍경을 바라다보면, 냇물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한 평온함이 느껴졌습니다.삼거마을 숲길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뱀을 마..

지난해 연말 진안고원길 6구간을 걸었던 이후, 올해 1월에 팔을 다쳐 여정을 이어가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진안고원길 7구간을 찾았다. 그동안에 진안고원길은 흰 눈 덮인 겨울에서 초록의 봄으로 이미 바뀌어 있습니다.진안고원길 7구간은 부귀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하여 황금폭포와 심원재를 거쳐 마조마을까지 17.8km를 걷는 구간인데, 오늘은 편의상 역방향으로 걸었습니다.정천면 마조마을 어귀에서 출발하여 흙내음이 풍기는 운장산 임도를 따라 올라가자, 노란 민들레 등 각종 야생화가 길동무가 되어주었고, 정천면과 부귀면 경계인 심원재에 올라서니 진안의 드넓은 고원과 고즈넉한 마을이 발아래에 펼쳐졌습니다.임도에서 내려와 방곡마을을 지나서 황금천에서는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듯했고, 이후 신기마을,..

어제 진안 지역에 눈 소식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산에서 진안 인근으로 향하였습니다. 산자락과 들녘 곳곳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모습을 보니, 부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라 더욱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다.진안은 전라북도 중앙에 위치한 고장으로, '진안고원'이라 불릴 만큼 해발 고도가 높아 겨울철이면 눈이 잦고 기후가 서늘한 편입니다. 특히 청정한 자연환경과 수려한 산세로 널리 알려져 있어, 사계절 내내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이번에 걸은 진안고원길 6구간은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출발하여 주화산 정상(해발 657m)을 넘어, 부귀면 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12.9km의 여정이었습니다.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은 고즈넉한 숲길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시작부터 상쾌한 기..

진안고원길 5구간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 고갯길, 이른바 '마령길'이라 불리는 길입니다. 이 구간은 황소마재, 가래울재, 내동재, 판치재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고개들을 차례로 넘어, 부귀 메타세쿼이아길 입구까지 약 15.06km를 걷는 여정이었습니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잔설(잔잔히 남아 있는 눈)이었습니다. 곳곳에 소복이 쌓인 눈을 보니, 역시 진안고원길은 이름값답게 해발이 높은 곳임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진안은 '한국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높은 고원 지대를 품고 있는 곳이지요. 덕분에 겨울이 조금 더 일찍 찾아오고, 조금 더 오래 머무는 것 같았습니다.이 길은 특별히 화려한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대신 고개를 하나 넘으면 아담한 마을이 모습을 드러내고, 또 고..

진안고원길 4길 걷기가 일찍 끝나서 근처에 있는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을 찾아갔습니다.황갈색으로 물드는 메타세쿼이아의 아름다운 길을 걷는 또 다른 맛을 보았습니다. 전주에서 26호선 국도를 타고 모래재를 구불구불 돌아 올라오면 부귀면 장승에 진입한다.고개를 올라오느라 힘들었지만 잠시뿐, 앞에 아름다운 길이 펼쳐지면서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메타세쿼이아가 길게 펼쳐진 아름다운 모습은 자동차의 속도도 줄인다. 1.6km밖에 되지 않지만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진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꼽으라면 이 곳이 아닐까.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는 작가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아우디코리아 CF를 촬영한 길이며, 영화 에서 주인공 하정우 등 스키선수들이 코치 성동일과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

섬진강은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옥녀봉 아래, 작은 샘물인 데미샘에서 발원한다고 합니다.오늘 저는 이 섬진강의 맑고 깨끗한 상류를 따라 걷는 진안고원길 4구간(섬진강 물길)을 걸었습니다.진안고원길 4구간은 성수면행정복지센터를 출발지하여 반용재와 가장골 인증대를 지나 오암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12.4km 구간입니다. 초반에는 반용재로 오르는 급경사 길이라 다소 숨이 차기도 하였지만, 고개를 넘어 내려서면서는 반용마을의 아담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이후 길은 섬진강 상류를 따라 이어졌습니다. 강변은 잔잔하고 맑으며, 물소리는 고요하게 주변에 울려 퍼졌고, 걷는 내내 자연의 품 안에 안긴 듯한 기분을 들게 하였습니다.걷다 보면 정겨운 농촌 풍경을 간직한 포동마을을 지나..

진안고원길 3구간은 백운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 내동산을 돌아 성수면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18.5km의 여정입니다. 해발고도가 높은 이 고원길은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며, 특히 가을이면 화려하게 물든 단풍과 함께 깊은 산속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이번에 걸은 길에서는 고원화목원 산림욕장에서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도통 중평에서 구신 염북으로 이어지는 임도에서는 가을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으며, 걷는 내내 붉고 노란 단풍이 양옆을 물들여 한 폭의 풍경화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또한, 윤기마을과 원외궁마을 입구에서는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보호수들이 길손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연륜이 느껴지는 그들의 거대한 자태는 자연에 대한 ..

진안고원길 2구간은 마령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 영모정을 거쳐 백문면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14.7km의 길입니다. 이 구간은 마령면과 백운면의 드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며, 가을에 물든 자연과 함께 역사적인 유적지들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편으로는 진안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펼쳐지며, 다른 한편으로는 깊은 역사를 품고 있는 명소들이 이어집니다. 특히 영모정과 미룡정은 이 구간의 핵심적인 문화유산으로, 이곳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영모정은 조선 중기의 문인 이순신 장군의 후손인 이원수의 유배지로, 이곳에서 펼쳐지는 가을의 풍경은 그 어떤 화폭보다도 아름다웠습니다. 붉게 물든 단풍이 영모정의 고즈넉한 정자와 어우러져, 한 폭의 고요한 그림을 ..

부산의 전문 트레킹 여행사 ‘여행트레킹’에서 진안고원길 전 구간 완주 트레킹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대와 설렘 속에 동참하였습니다.2024년 10월 13일, 드넓은 하늘과 땅이 함께하는 ‘하늘땅 진안고원길’ 완주를 목표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진안고원길은 총 15개 구간과 1개의 지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길이는 약 210km에 이릅니다. 산과 들, 마을과 숲이 조화를 이루는 이 길은, 전북 진안 지역의 자연과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 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앞으로 특별한 일정의 변경이 없다면, 2주에 한 번씩 출정하여 걷는 일정으로, 2025년 4월경에는 완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새로운 길에 들어서게 되니 마음이 설레입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새로운 풍경과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