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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70코스 [고흥] 백석마을회관~녹동버스터미널 (2022.11.9일 오후) 본문
남파랑길 69코스를 완주하고 저는 백석마을 버스정류장 옆 정자에 앉아 약 15분간 달콤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걷는 동안 쌓였던 피로가 잠시나마 가시는 듯했고, 이 짧은 재충전의 시간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여정인 남파랑길 70코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남파랑길 70코스는 백석마을회관에서 시작하여 오마간척한센인추모공원, 녹동신항, 그리고 녹동바다정원을 거쳐 녹동버스정류장까지 약 13.2km에 달하는 길이었습니다. 이 길은 단순히 걷는 길을 넘어, 고흥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는 사색적인 여정이었습니다.
이 코스에서 제 발걸음을 가장 오래 붙잡았던 곳은 바로 오마간척한센인추모공원이었습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었던 이들, 즉 한센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서려 있는 곳입니다. 당시 정부는 한센인들에게 자활을 명목으로 고흥 오마간척지 사업에 강제 동원했습니다. 척박한 땅을 개척하며 지독한 차별과 고난 속에서도 그들은 묵묵히 삶의 터전을 일궈냈습니다. 추모공원에 들어서자 그분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듯한 묵직한 공기가 저를 감쌌습니다. 병 자체보다도 더 큰 고통이었을 사회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얼마나 고달픈 삶을 사셨을지, 그분들의 아픔이 제 가슴으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공간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성찰하게 하는 중요한 장소임을 깨달았습니다.
오마간척지를 지나 해안길을 걷는 동안에는 또 다른 풍경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저 멀리 거금도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고, 잔잔한 바다 위로 비치는 햇살은 걷는 내내 제 마음을 평화롭게 했습니다. 녹동항에 다다르자 활기찬 어촌의 모습과 함께 잘 정돈된 녹동바다정원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녹동항은 고흥의 중요한 관문이자,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다리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어항의 기능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현대화된 시설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난 모습이었습니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정원의 조화는 걷느라 쌓였던 피로를 잊게 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다양한 배들이 오가는 모습과 항구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는 저에게 생동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처럼 남파랑길 70코스는 한센인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동시에, 고흥의 수려한 해안 경관과 활기찬 항구의 모습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여정이었습니다. 역사의 아픔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저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 코스개요, 관광포인트, 여행자 정보는 두루누비 홈피에서 퍼옴
<코스개요>
- 해안을 따라 거금도와 소록도 일대를 조망하며 걷는 구간으로 녹동항까지 연결되는 코스
- 한센인 추모공원, 녹동항 일원의 주요 관광자원을 경유할 수 있으며 한적하면서도 활기찬 어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음
- 전체적으로 노선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남해안 어촌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
<관광포인트>
- 해안도로를 따라 아름다운 남해 경관을 보며 걸을 수 있음
- 한센인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그리는 '한센인 추모공원'
<여행자 정보>
- 시점 : 풍양면 매곡리 백석버스정류장(전남 고흥군 풍양면 백석길 19)
교통편) 고흥공용터미널에서 고흥-풍양 버스 이용하여 백석 정류장 하차
- 종점 : 도양읍 봉암리 녹동버스공용정류장(전남 고흥군 도양읍 천마로 57)
교통편) 녹동버스공용정류장 이용
- 대중교통 이용 시 배차간격이 길어 운행시간 사전 확인 필수
<남파랑길 70코스 기록>
<남파랑길 70코스 동영상>
▼ 9시 43분경 백석마을회관 출발
▼ 천마로를 따라 녹동으로...
▼ 거금도를 바라보며...
▼ 오마방조제로...
▼ 방조제 옆 작은 포구
▼ 갈대 무성한 방조제를 건너며...
▼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며...
▼ 농사짓는 장면도 구경하고...
▼ 방조제 안쪽 간척지대...
▼ 오마리마을에 도착
▼ 태양광패널도 지나고...
▼ 오마리 은전마을...
▼ 제주양씨 가족묘원
▼ 멀리 거금도와 거금대교 소록도와 녹동이 보입니다...
▼ 숲사이로 오마간척지도 보이네요
▼ 한센인 추모공원에 도착
▼ 착잡하고 슬픈 마음으로 공원을 둘러봅니다...
▼ 오마간척 한센인 추모공원 입구로 내려와...
▼ 오마 간척지 현황판
▼ 방파제 옆 수로길을 따라...
▼ 제방 아래 천마로를 걷습니다...
▼ 제방 안쪽은 호수같이 잔잔한 물가에 새들이 많이 있네요...
▼ 봉암 1~2교를 건너서...
▼ 동봉방파제로...
▼ 오마방조제를 뒤돌아 보니 한센인공원과 천등산이 보입니다.
▼ 바닷가 차로를 따라...
▼ 매동마을로 가는 언덕을 오릅니다...
▼ 뒤돌아 보고...
▼ 매동마을
▼ 매동마을회관 통과
▼ 추수 끝난 들판을 지나서...
▼ 동봉마을 해변에 도착
▼ 동봉마을 앞 상송도와 하송도
▼ 동봉마을 버스정류장
▼ 상송도와 거금도...
▼ 하송도와 거금대교...
▼ 뒤돌아 보고...
▼ 쭉 뻗은 제방길을 걸어갑니다...
▼ 비봉산과 대봉마을인 듯?
▼ 새가 뭘 노려보고 있네요...
▼ 작은 포구를 지나서...
▼ 봉서삼거리
▼ 수협중앙회 고흥어선안전조업국
▼ 녹동신항연안여객터미널
▼ 비봉로를 따라...
▼ '지봉 없는 미술관 고흥' 안내판
▼ 녹동 만남의 다리에서...
▼ 녹동 용궁사
▼ 녹동 바다정원과 소록대교
▼ 녹동 구항만
▼ 녹동시장
▼ 도양읍사무소
▼ 봉암사거리
▼ 녹동초등학교
▼ 오후 12시 44분, 녹동버스정류장에서 남파랑길 70코스 걷기 종료
▼ 녹동버스정류장 버스 시간표
☞ 녹동버스정류장 안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2시 순천행 버스에 승차 → 15:50분 순천터미널에서 부산사상행 시외버스로 환승하여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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