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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길 99번지

오전 10시경, DMZ 평화의길 3코스의 여정을 마치고 곧바로 4코스를 이어 걷기 시작하였습니다.전류리 포구 인근에 자리한 식당에 들러, 아침 겸 점심으로 따뜻한 식사를 하며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3코스에서는 하얗게 눈 덮인 세상을 걸었다면, 4코스에서는 눈 한 점 없는 평범한 겨울 풍경 속을 걸었습니다.하루 만에 두 가지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던 흔치 않은 날이었습니다.DMZ 평화의길 4코스는 전류리 포구에서 고양종합운동장까지 약 15.2km를 걷는 여정입니다.하지만 이날은 13.1km 지점에 있는 법곳 IC까지만 걸었습니다.법곳 IC에서 고양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지는 약 2.5km 구간은 지선인 4-1코스와 중복되는 길이기에, 따로 4-1코스를 걷는 날에 함께 이어갈 예정입..

이번 DMZ 평화의길 2차 원정은 3코스와 4코스의 법곳 IC까지, 약 30km를 걷는 일정이었습니다.출발 전 일기예보에는 가벼운 눈이 내릴 것이라는 소식만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지요.하지만 현지에 도착해보니, 제 예상과는 달리 발목까지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쌓여 있었고, 거센 눈발이 쉼 없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3코스를 걷는 동안에는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 하얀 눈세상을 걸었습니다.그러나 4코스로 접어들자 마치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은 것처럼 맑은 겨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하루 동안 두 계절을 오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DMZ 평화의길 3코스는 애기봉 입구에서 전류리 포구까지 약 16.7km를 걷는 구간입니다.이 길은 김포 하성면의 드넓은 들판과 군사 접경지역의 철조망..

비바람이 불고 궂은 날씨가 이어지는 봄 시샘에도 불구하고, 우체국길 99번지의 정원에는 변함없이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동백꽃과 수선화, 무스카리가 환하게 피어났고, 그 외에도 땅을 뚫고 깨어나는 작은 생명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김영랑 선생께서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려야 하겠네." 라고 읊으셨듯이, 봄꽃 하나하나가 피어나는 순간을 기다리며 맞이하는 기쁨은, 바람에도 비에도 꺾이지 않고 더욱 깊어지는 듯합니다. 텃밭에는 마늘 등이 푸르름이 하루하루 다르게 변합니다.

오랜만에 백양산에 올라 맑은 공기와 봄기운을 한껏 누리고, 하산하는 길에 선암사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고요한 사찰 뜰 안에서 고운 자태로 피어난 매화를 접하니, 절로 마음이 맑아지고 고요해졌습니다. 이렇듯 봄은 어느새 저희 곁에 다가와 있음을 느낍니다.송시열 선생께서도 "매화는 차고 맑아 더욱 고상하도다." 라 하셨듯이, 선암사 뜰에 피어난 매화는 그 향기와 자태마저 고결하여 감히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었습니다.잠시 걸음을 멈추어 매화 한 송이, 한 송이에 담긴 세월과 품격을 음미하며, 고요한 봄날의 귀한 선물을 마음 깊이 새기고 내려왔습니다. ▼ 백양산 선암사 / 갈맷길 6코스 백양산 선암사(仙巖寺)는 부산진구 부암동 628번지 백양산 남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 고찰로 675년(신라 문무왕 ..

오랜만에 옆지기와 함께 갈맷길 6코스 4구간을 역방향으로 걸었습니다. 이 구간은 금정산성 동문에서 출발하여 구포역까지 이어지는 길로, 대부분이 내리막과 평지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입니다.출발지인 금정산성 동문은 조선 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금정산성의 네 대문 중 하나로, 산성의 동쪽을 지키는 중요한 관문이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금정산성 남문에도 들를 수 있는데, 이곳은 웅장한 석축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져 산성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명소입니다.걷는 내내 숲길이 이어지고, 중간에는 화명수목원이 자리하고 있어 잠시 들러 다양한 식물과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화명수목원은 부산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계절 내내 다양한 식물 전시..

오랜만에 걷기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1월 6일, 포천의 산정호수 둘레길을 걷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팔꿈치 복합골절과 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입었고, 긴 수술과 재활 끝에 어제야 깁스를 풀고 처음으로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첫 걸음은 물금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물금은 예로부터 낙동강을 따라 번성한 고장으로, 유서 깊은 양산의 관문 역할을 해온 곳입니다. 이곳을 출발하여 강변을 따라 약 17km를 걸어 원동역까지 이어졌습니다. 원동은 낙동강과 함께 펼쳐진 비옥한 들판과 따스한 기후 덕분에 매년 봄이면 미나리로 유명세를 타는 고장입니다.걷는 동안 강바람은 한층 부드럽고, 겨울의 흔적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원동역에 도착한 후, 이곳의 별미인 원동 미나리를 맛보았습니다. 다만, 개인..

드디어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 완주를 향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강화도 평화전망대를 출발하여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총 35개 코스 510km에 달하는 DMZ 평화의 길을 걷기 위한 1회 차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습니다.이번 여정은, 우리나라 남단 동쪽 끝자락인 부산에서 출발하여 가장 먼 최북단 지역을 오고가며 이어지는 긴 여로이기에, 전 일정을 무박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도전은 산악회나 여행사에 의존하지 않고, 지난해 서해랑길을 완주한 분들과 뜻을 모아 직접 추진하였습니다. 28명의 회원이 함께하며, 차량 수배부터 일정 조율, 필요 경비까지 모두 1/N 방식으로 부담을 나누어 보다 자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계획에 따라 월 2회 출정하여 매회 2개 코스씩 걷는..

드디어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 완주를 향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강화도 평화전망대를 출발하여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총 35개 코스 510km에 달하는 DMZ 평화의 길을 걷기 위한 1회 차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이번 여정은, 우리나라 남단 동쪽 끝자락인 부산에서 출발하여 가장 먼 최북단 지역을 오고가며 이어지는 긴 여로이기에, 전 일정을 무박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도전은 산악회나 여행사에 의존하지 않고, 지난해 서해랑길을 완주한 분들과 뜻을 모아 직접 추진하였습니다. 28명의 회원이 함께하며, 차량 수배부터 일정 조율, 필요 경비까지 모두 1/N 방식으로 부담을 나누어 보다 자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계획에 따라 월 2회 출정하여 매회 2개 코스씩 걷는 방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