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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길 99번지

오늘은 서해랑길 9코스와 10코스 두 구간을 이어 걸었습니다. 먼저 9코스는 귀성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짝별방파제, 동령개삼거리, 그리고 남도진성을 거쳐 서망항까지 약 12km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이 코스는 일부 구간에서 미르길과 겹치며, 걷는 내내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길이었습니다. 특히 윤고산사당은 삼별초 항쟁을 이끌었던 배중손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으로, 그 깊은 역사적 의미가 마음에울림을 주었습니다. 아울러 고산 윤선도 선생께서 1649년에서 1650년에 걸쳐 축조한, 우리나라 민간 최초의 둑인 윤고산둑도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이 둑은 지금까지 한 번도 무너지지 않은 견고함으로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또한, 진도남도진성은 조선 초기 왜구의 침입에 대..

지난주 비슬산 참꽃 축제는 이미 마감되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오랜만에 비슬산을 올랐습니다. 2008년 4월 30일, 당시 함께 근무하던 직장 동료들과 비슬산을 등반한 이후 무려 15년 만에 산악회에 동참하여 다시금 이 산을 찾은 셈입니다.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비슬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지만, 그 사이 사람들의 손길로 조금씩 변화된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대견사지에 삼층석탑만 홀로 서 있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그 주변에 대견사 절이 새로 지어져 있어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더불어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는 전기자동차가 대견사 근처까지 운행되어, 보다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게 된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이러한 변화가 방문객들에게는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자연과 ..

서해랑길 8코스는 운림산방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삼별초공원, 송정지, 그리고 아리랑마을 관광지 입구를 거쳐 국립남도국악원 입구의 귀성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약 24km의 비교적 긴 구간입니다.비록 일기예보에는 비 소식이 없었지만, 서해랑길 8코스를 걷기 위해 진도에 도착하는 길부터 가볍게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운림산방 주차장 옆에 위치한 쌍계사 일주문에서 출발하여 하루 종일 흐린 날씨 속에서 길을 걸었습니다.이 구간은 진도의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봄꽃이 만발한 운림예술촌에서는 전통과 예술이 어우러진 정취를 느낄 수 있었고, 삼별초항쟁을 기리는 의미 깊은 삼별초공원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과거 대전으로 팔려갔다가 무려 300k..

****산악회에 동행하여 전국에서 벚꽃이 가장 늦게 핀다는 전라북도 진안의 마이산을 다녀왔습니다.합미산성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고대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합미산성을 지나, 마이산을 이루는 여러 봉우리 중 하나인 광대봉, 그리고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탐금봉, 비룡대라 불리는 나봉암, 그리고 봉두봉을 거쳐 드디어 마이산의 암마이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후 하산길로는 조용한 사찰인 은수사 쪽으로 내려와, 고즈넉한 사찰인 탑사와 금당사를 차례로 둘러본 후, 남부주차장까지 약 13.4km에 이르는 산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이 구간은 여러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 까닭에 다소 힘든 구간이었으나, 특히 나봉암을 지나면서는 갑작스러운 비를 맞으며 걷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이산의 기암절벽과 아름다운 자연 ..

지난주 수요일에는 비가 내려 아쉽게도 서해랑길을 걷지 못했으나, 오늘은 중국발 황사의 불편함을 뚫고 서해랑길 7코스를 걷기 위해 전라남도 진도를 방문하였습니다.서해랑길 7코스는 진도의 유서 깊은 용장성에서 출발하여, 조용한 호수인 도평저수지와 진도 기상대 입구까지 오른 후,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운림산방 쪽으로 하산하는 약 12.2km의 비교적 짧은 코스입니다.이 코스의 출발점인 용장성은 고려시대 항몽의 역사 현장으로, 몽골의 침입에 맞서 용감히 싸웠던 우리 선조들의 숨결이 깃든 곳입니다. 또한, 이 구간에서는 한국 남화의 거장인 소치 허련 선생의 예술혼이 깃든 운림산방도 만나볼 수 있어,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길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특히 진도에서 가장 높고 그 발음마저 어렵다는 첨찰산(尖察山, ..

남해바래길 1코스를 마무리한 후, 이동면행정복지센터 인근의 식당에서 따뜻한 점심을 먹고 곧바로 남해바래길 2코스인 ‘비자림해풍길’을 따라 두 번째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코스는 남해의 숲과 바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구간이었습니다.코스 초반에는 울창한 비자나무 숲이 우거진 언덕길을 오르게 됩니다. 이곳의 비자림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를 자랑하며, 예로부터 집안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하는 나무로 여겨졌다고 합니다.숲을 지나면 ‘죽방로’라 불리는 해안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죽방로는 조선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어업방식인 죽방렴(竹防簾)과 관련된 길로, 이 지역 어민들의 삶과 지혜가 깃든 해안입니다.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 위로 떠 있는 북섬과 장구섬을 바라보노라니, 고요한 수면 위에 ..

2021년 12월 3일부터 2022년 2월 4일까지 남파랑길 36코스부터 46코스까지를 완주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구간은 남해바래길 본선 16개 코스 중 11개 코스와 노선이 중복되어 있어, 자연스레 남해바래길의 일부를 함께 걸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남해의 아름다움과 정취를 깊이 느낄 수 있었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있습니다.걷지 못했던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오늘부터는 남해바래길 중 남파랑길과 중복되지 않는 본선 코스, 남해고 지선과 섬 코스도 걷고자 합니다.오늘, 새로운 여정의 첫발을 떼기 위해 새벽 6시 10분,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오전 8시 20분경 남해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터미널 입구에 자리한 남해바래길 안내판 앞에서 본선 1코스를 시작하였습니다.남해..

일기예보에 따르면 수요일과 목요일에 비 소식이 있어, 올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아름다운 진달래를 보기 위해 경남 남해의 천주산을 찾았습니다. 예상대로 산 아래쪽에서는 진달래가 점차 지고 있는 모습이었으나, 산허리 이상과 정상 부근에는 만개한 진달래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아름다운 봄꽃을 보기 위해 많은 등산객들이 천주산을 찾으셨습니다. 덕분에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 되어, 저희는 부득이하게 남해안고속도로 아래 길가에 차량을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진달래가 만발한 천주산 주변은 등산객들로 활기찼으나, 인근에 위치한 천주봉 일대는 상대적으로 방문객이 적어 한적하고 조용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천주산은 남해안의 대표적인 진달래 군락지로서, 봄이면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

이른 오전, 서해랑길 5코스를 걸으며 남도의 바닷길 정취를 느낀 뒤 간단히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진도에 위치한 서해랑길 6코스를 이어 걸었습니다. 이 코스는 전라남도 진도군 녹진관광단지에서 시작하여 진도타워, 벽파진 전첩비, 연동마을을 지나 용장성에 이르는 약 15.5km의 여정으로, 자연 풍경과 역사적 의미가 함께 어우러진 도보길이었습니다.코스 초입에서는 진도타워에 올라 진도와 해남의 드넓은 해안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탁 트인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도 앞바다와 광활한 갯벌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웅장함과 남도의 여유로움을 깊이 느끼게 하였습니다. 특히 진도 갯벌은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가치가 높아 해양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중반 이후 길은 점차 역사와..

오늘은 서해랑길 5코스와 6코스를 이어서 걸으며 진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적 현장을 만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서해랑길 5코스는 해남군 문내면의 원문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송정마을회관과 학동저수지를 지나, 진도대교를 건넌 후 녹진관광단지까지 약 12킬로미터 구간입니다.초반 구간에서는 해남군 용암리와 학동리 일대의 넓은 들판을 거닐며, 양배추와 청보리 밭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평화로운 농촌의 일상과 싱그러운 봄바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이어지는 후반부 구간에서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울돌목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조선시대 명량해전이 펼쳐진 격전지로서,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승리가 있었던 장소로 유명합니다. 울돌목의 거센 물살과 바람이 그날의 긴박함을 오늘..

4월 1일부터 ‘2023 장유누리길 걷기 축제’가 율하천과 대청천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열린다 하여 미리 다녀왔습니다.장유3동 기적의 도서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율하천과 장유천을 따라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길을 걷는 동안 벚나무들이 만개하여 화사한 꽃길이 펼쳐져 봄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율하천과 장유천 주변은 부산 근교임에도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매우 쾌적한 공간이었습니다.조만강 생태천 일대에서는 청둥오리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으며, 쑥을 캐는 분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이처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풍경 덕분에 봄 정취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걷는 길 중간에는 롯*아울렛에 들러 간단한 쇼핑도 하며 여유를 즐겼고, 다시 ..

오후 4시경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확인한 후, 저는 산소버스정류장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서둘러 서해랑길 4코스를 걷기 위해 출발하였습니다.서해랑길 4코스는 해남군 황산면 산소버스정류장을 시작으로 외입제와 옥동제를 지나 해남군 문내면 원문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지는 약 14.5km의 구간입니다. 이 코스는 해변을 따라 걷기보다는 초록빛이 가득한 보리밭과 평화로운 들길, 그리고 마을길을 주로 걷게 되어 한적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또한, 이 길에서는 국내 금 채굴량의 95%를 차지하는 노루목산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으며,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옥매광산도 눈여겨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옥매광산은 당시 지역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역사가 서려 있는 곳으로, 잠시 발걸음..

오늘은 서해랑길 3코스와 4코스를 연이어 걸었습니다. 부산 지하철 동래역에서 오전 6시 10분에 출발하여 서해랑길 3코스의 시작점인 해남군 화산면 영터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약 10시 10분이 되었습니다.산악회 회장님께서 4코스의 도착지인 해남 문내면 산소버스정류장까지 오후 4시 30분까지 도착할 것을 당부하셔서, 두 구간을 쉬지 않고 걸으며 오후 4시경 무사히 종착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안내 산악회와 동행하는 덕분에 이동과 일정이 편리한 점이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여유롭게 산책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서해랑길 3코스는 해남군 화산면에 위치한 영터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명성임도와 고천암 자연생태공원을 지나 황산면 산소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지는 약 14.7km의 비교적 수월한 구간입니다.이..

아침저녁으로 꽃샘추위가 찾아와 다소 쌀쌀했지만, 봄의 향기가 가득한 부산 서구 종단 트레킹 숲길을 다녀왔습니다.오늘의 출발지는 구덕 꽃마을과 구덕문화공원 입구로, 이곳에서부터 감천문화마을과 천마산 조각공원을 거쳐 암남공원 입구까지 약 10km 구간을 걸었습니다.걷는 내내 큰 어려움 없이 잘 정비된 숲 속 둘레길을 따라 봄바람과 꽃향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티고개와 까치고개를 넘을 때는 오랜 세월 이 지역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서려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감천문화마을은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로, 알록달록한 집들과 예술 작품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문화경관을 자랑합니다. 천마산 조각공원에서는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암남공원 입구까지 이어지는 ..

밀양의 대표적인 명소인 영남루와 무봉사에 잠시 다녀왔습니다.영남루는 조선시대에 건립된 누각으로, 낙동강을 굽어보며 자리 잡은 아름다운 누각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밀양 시내와 강변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남루는 조선 선조 때 건립되어 지금까지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왔으며, 우리나라 전통 건축미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명소로 손꼽힙니다.또한, 무봉사는 천년 고찰로 알려져 있어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찰입니다. 무봉사 경내에서 바라보는 산세와 주변 자연경관은 매우 뛰어나,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밀양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영남루와 무봉사 두 곳 모두 밀양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한눈에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임을 다시..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염전 중 하나가 위치한 서해랑길 2코스를 걸었습니다.서해랑길 2코스는 해남군 송지면사무소를 출발하여 땅끝염전, 두모마을회관, 관동방조제를 지나 영터버스정류장까지 총 17.9km를 걷는 구간입니다.이 코스는 대부분 농로와 제방길 등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로 이루어져 있어 평화로운 시골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걸으면서는 달마산과 두륜산의 웅장한 산세를 곳곳에서 조망할 수 있었으며, 동해안이나 남해안과 달리 이곳에서는 썰물과 밀물에 따라 누런빛을 띠는 바닷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특히 땅끝염전은 해남 지역의 전통적인 소금 생산지로,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염전 문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귀한 장소였습니다. 이러한 자연과 인문이 어우러진 서해랑길 2코..

우리나라에는 장거리 걷기 여행길로서 한반도의 동쪽 해안을 따라 약 750km에 걸쳐 조성된 해파랑길, 남쪽 해안을 잇는 약 1,470km의 남파랑길, 그리고 서쪽 해안을 따라 약 1,800km에 이르는 서해랑길이 있습니다. 저는 해파랑길을 2019년 3월 2일부터 2022년 9월 25일 사이에 완주하였으며, 남파랑길 또한 2020년 6월 22일부터 2023년 2월 23일 사이에 완주한 바 있습니다.그리고 오늘부터는 부산의 울**산악회에서 한 달에 두 차례 서해랑길을 걷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산악회에 함께 동참하여 서해랑길 1,800km 완주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서해랑길은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탑에서 인천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109개의 코스, 총 1,800km의 장대한 걷기 여행길로서, 서쪽(西) 바다..

남파랑길 90코스를 걷는 길목에서, 해남 달마산 자락에 자리한 미황사와 도솔암을 찾았습니다. 이 두 곳은 산세에 기대어 고즈넉하게 앉아 있는 남도의 대표적인 수행처로, 풍광과 더불어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먼저 들른 미황사는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고찰로, '아름다운 빛이 서린 절'이라는 이름 그대로 탁 트인 남해 바다와 어우러진 절경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이번 방문에는 대웅보전이 해체 보수 중이라 안타깝게도 내부를 직접 살펴보지 못하였습니다. 수백 년을 지탱해온 건축물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점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찰 전체에 깃든 고요함과 단정한 분위기는 오랜 시간 이곳이 수행과 기도의 도량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이..

드디어 남파랑길의 마지막 여정인 90코스를 걷게 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11일,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래, 창원, 거제, 통영, 고성, 사천, 남해, 하동, 광양, 여수, 순천, 고흥, 보성, 장흥, 강진, 완도를 거쳐, 오늘에야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땅끝탑에 도착하였습니다. 총 연장 1,470km, 무려 90개 코스를 완주하게 된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긴 여정이었지만, 추위와 더위, 비 오는 날을 피해 걷다보니 어느덧 해가 세 차례나 바뀌었습니다. 대중교통이 닿기 힘든 외진 지역이 많아 시외버스와 농어촌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야 했고, 간혹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구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함마저도 이 길 위에서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걷는 동..

밤사이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에 약간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그쳤습니다.오늘은 남파랑길 89코스와 90코스를 이어서 걸어 남파랑길 전 구간을 완주할 예정입니다. 이 두 코스는 89코스의 중반 이후 8Km 지점부터는 달마산의 임도를 오르내리게 되며, 90코스는 달마산을 지나서 땅끝마을까지 거의 대부분이 산 능선을 지나야 하는 구간으로 난이도가 제법 높은 구간입니다. 그래서 새벽 5시 50분에 원동터미널 인근 모텔에서 나와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남파랑길 89코스의 특징은 초반 원동버스터미널에서 남창사거리까지는 완도로 들어올 때 걸었던 길과 중복되는 길을 걸었고, 이후 이진리 들판을 가로질러 달마산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진지를 지나서 달밑골부터는 임도를 따라 달마산 허리길을 걸어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