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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길 99번지

오늘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남파랑길 71코스부터 75코스까지 걷기 위해, 아침 일찍 부산서부터미널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오전 7시 5분에 출발한 고속버스는 전남 벌교터미널을 경유하여 11시 30분경 고흥의 녹동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터미널에서 곧장 도보로 이동해, 오늘의 첫 여정인 남파랑길 71코스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구간은 녹동버스공용터미널을 출발하여 도덕초등학교, 용동해수욕장을 거쳐 고흥만방조제공원까지 약 21.8km를 걷는 여정입니다. 고흥의 내륙과 해안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코스였습니다.초반에는 논길과 밭길이 주를 이루는데, 남도의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모처럼만에 흙 내음 가득한 시골길을 걷다 보니, 도시에서 느끼지 못했던 고요함과 여유로움이 마음 깊숙이 ..

조용하고 사색하기 좋은 자연을 만나고자 저는 경주시에 위치한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경주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가 어우러져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이었습니다.입구를 지나 조금만 들어서면, 울창한 나무들과 싱그러운 풀들이 반겨주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메타세쿼이아 숲이었습니다. 길게 뻗은 나무들이 양옆으로 늘어서 있고, 하늘을 향해 치솟은 가지들 사이로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그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숨을 들이쉴 때마다,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경북산림환경연구원은 산림 생태계의 보전과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곳으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자 저는 경주에 위치한 운곡서원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특히 가을철 노란 은행나무로 유명한 명소인데,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곳입니다.운곡서원은 조선 정조 8년, 그러니까 1784년에 건립된 유서 깊은 사원으로, 고려 시대의 공신이자 안동 권씨의 시조인 태사 권행 선생과 조선시대의 참판 권산해, 그리고 군수 권덕린을 배향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이곳은 경주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권씨 가문의 정신을 기리며 학문과 덕행을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뜻깊은 장소입니다.서원을 거닐다 보면, 수령이 300여 년에 이르는 보호수인 거대한 은행나무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높이가 약 30미터에 달하고, 둘레가 5.3미터나 되는 이 나무는 그 웅장함과 고즈넉..

평소에는 주로 백양산 정상 쪽 능선의 봉우리만 산행하곤 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백양산 둘레길을 완주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저의 집에서 출발하여 전체 걸은 거리는 약 23.9km였지만, 순수하게 둘레길 구간만 계산하면 대략 21km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 길은 백양산을 한 바퀴 두르는 코스로, 부산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트레킹 코스 중 하나입니다.둘레길을 걸으며 오르내림이 적당히 어우러져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고, 넓은 임도와 울창한 숲길이 번갈아 나타나 변화무쌍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산을 둘러싼 둘레길을 걷는 동안,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의 색채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산행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걷는 동안 만난 나무와 풀, 그리고 길가에 피어난 야..

남파랑길 69코스를 완주하고 저는 백석마을 버스정류장 옆 정자에 앉아 약 15분간 달콤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걷는 동안 쌓였던 피로가 잠시나마 가시는 듯했고, 이 짧은 재충전의 시간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여정인 남파랑길 70코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남파랑길 70코스는 백석마을회관에서 시작하여 오마간척한센인추모공원, 녹동신항, 그리고 녹동바다정원을 거쳐 녹동버스정류장까지 약 13.2km에 달하는 길이었습니다. 이 길은 단순히 걷는 길을 넘어, 고흥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는 사색적인 여정이었습니다.이 코스에서 제 발걸음을 가장 오래 붙잡았던 곳은 바로 오마간척한센인추모공원이었습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었던 이들, 즉..

남파랑길 69코스와 70코스, 약 30km에 달하는 긴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저는 새벽 5시 43분경 도화버스정류장 근처의 모텔을 나섰습니다. 오후 2시에 녹동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습니다.남파랑길 69코스는 도화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하여 신호제를 거쳐 해발 약 500m 높이의 천등산 아래 철쭉공원까지 올랐다가 백석마을회관까지 걷는 구간이었습니다. 해가 뜨기 전이라 랜턴에 의지하며 도화마을을 출발했고, 덕분에 마을의 풍경을 제대로 구경하지는 못했습니다. 도화마을은 고흥반도 남쪽에 위치한 아담한 어촌 마을로, 과거부터 풍요로운 어자원과 비옥한 토지를 바탕으로 삶을 영위해왔습니다.신호제에 오르는 구간부터는 서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고, 천등산 임..

남파랑길 68코스부터 70코스까지, 총 30km에 달하는 고흥의 아름다운 길을 걷기 위해 저는 1박 2일 일정으로 고흥을 찾았습니다. 첫째 날은 68코스를 걸었고, 이튿날은 69코스와 70코스를 완주한 뒤 귀가할 예정이었습니다.첫째 날 걸었던 남파랑길 68코스는 해창만 캠핑장에서 시작하여 해창만 제2방조제를 지나 남성마을과 중산마을을 거쳐 도화버스터미널까지 약 21km를 걷는 코스였습니다. 해창만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위치한 거대한 간척지로,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간척 사업으로 인해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 완공된 해창만 제2방조제는 이곳을 드넓은 농경지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지난번에 고흥 지역의 남파랑길을 걸었을 때는 아직 벼 베기를 하지 않은 논들이 많아 푸른 ..

집 근처의 백양산을 오랜만에 종주하였습니다 집에서 출발하여 갓봉~삼각봉~유두봉~애진봉~백양산 정상~중봉~불웅령~매봉이~만남의숲~갈맷길 6구간~선암사~백양산 나들숲길 순으로 걸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을내음 짙은 백양산이 정겹습니다. ▼ 백양산 산행 기록 ▼ 백양산 산행 동영상 ▼ 갓봉 ▼ 삼각봉 ▼ 유두봉 ▼ 애진봉 ▼ 백양산 정상 ▼ 중봉 ▼ 중봉~불웅령 구간 억새 ▼ 불웅령 ▼ 매봉이 ▼ 만남의 광장 ▼ 갈맷길을 따라... ▼ 바람고개 ▼ 선암사 ▼ 갈맷길 6코스 중간 도보인증대 ▼ 가을 임도 ▼ 백양산 나들숲길 입구

남파랑길 66코스를 마치고 저는 남열마을 입구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곧바로 남파랑길 67코스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남파랑길 67코스는 고흥마중길 1코스와 일부 겹치는 구간이 있었으며, 대부분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이었지만 잦은 오르내림이 있어 결코 만만치 않은 코스였습니다. 고흥의 해안선은 리아스식 해안의 특징을 잘 보여주듯, 복잡하고 아름다운 굴곡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 덕분에 걷는 내내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은 저의 체력을 시험하는 듯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고흥 지역이 예로부터 풍부한 해산물과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남열마을은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하며, 과거에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

이른 아침, 머물던 강산애펜션의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남파랑길 66코스의 출발지인 간천버스정류장까지 승용차로 데려다주셔서 편안하게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배려 덕분에 초반부터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길 수 있었고, 이른 시각의 고요한 자연 속을 걷는 즐거움은 더욱 깊이 다가왔습니다.남파랑길 66코스는 고흥의 내륙과 해안을 잇는 구간으로, 대부분 우미산 임도와 등산로를 따라 걷게 됩니다. 조용한 숲길을 걷다 보면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고, 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며 걷는 시간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하지만 이 코스는 중반 이후 체력을 요하는 구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미산 능선에서 해안가의 미르마루길까지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고흥 우주센터가 있는 우주발사전망..

지난주에 이어 다시 남파랑길을 걷고자 1박 2일 일정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65코스부터 67코스까지 이어서 걷는 계획을 세우고, 아침 일찍 부산을 출발해 고흥군 과역면에 위치한 독대마을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이동 시간만 해도 제법 걸리는 거리였기에 도착하자마자 지체 없이 걷기를 시작했습니다.남파랑길 65코스는 독대마을회관에서 출발하여 하덕마을과 여호항을 지나 간천버스정류장까지 약 24.7km에 이르는 장거리 구간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농로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아 발에는 다소 지루함이 느껴졌지만, 길 위에서 마주한 풍경들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고흥의 평화로운 농촌 마을과 바닷바람이 스치는 어촌 마을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시선은 늘 새로움을 만났습니다.걷는 내내 하..

남파랑길 63코스를 마치고 저는 곧바로 남파랑길 64코스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 코스는 팔영농협 망주지소에서 시작하여 장동과 오도마을을 거쳐 독대마을회관까지 약 13.4km를 걷는 구간이었습니다.64코스는 전형적인 고흥의 농촌 풍경과 해안선을 번갈아 감상할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때로는 한적한 시골 농로를 따라 걸으며 평화로운 들판의 정취를 만끽했고, 또 때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진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았습니다. 특히 제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생각보다 넓은 규모의 논밭이었습니다. 고흥은 예로부터 넓은 평야와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농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특히 쌀 생산량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제가 걷던 시기에는 많은 농가에서 수확에 바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황금빛으로 물든 ..

오늘은 남파랑길 63코스와 64코스를 연달아 걸으며 하루를 알차게 보냈습니다. 이른 새벽 6시경, 벌교역 근처 모텔에서 출발하여 조용히 길을 나섰습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 벌교 갯벌 습지에 도착하자 붉은 해가 수면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장면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선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남파랑길 63코스는 벌교대교를 지나 죽암방조제를 거쳐 팔영농협 망주지소에 이르는 약 21km의 긴 거리로, 보성에서 고흥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해당합니다. 코스 초반은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져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고, 길가로 펼쳐진 장암마을의 들판은 수확을 앞둔 황금빛으로 물들어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다웠습니다.도보 중간쯤에 위치한 죽암방조제 인근의 ..

지난 5월 이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남파랑길을 찾지못했는데, 오랜만에 1박 2일 일정으로 다시 남쪽 바다를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순천과 보성을 잇는 남파랑길 62코스부터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구간은 전라남도 순천시 별량면 화포리에서 출발해 보성군 벌교읍의 부용교까지 약 24.8km를 걷는 장거리 코스입니다.걷기 초반에는 순천만의 갯벌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넓고 평탄한 길 위로 펼쳐진 순천의 갯벌은 갈대와 갯내음으로 가득했고, 저 멀리 물새들이 유유히 날아다니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벌교 지역으로 접어들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벌교의 광활한 갯벌은 순천만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고요한 바닷길을 따라 걷는 동안 마음도 함..

7년 만에 다시 개방된 설악산 흘림골을 다녀왔습니다. 설악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산으로,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만 특히 가을이면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단풍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곤 합니다. 그중에서도 흘림골은 오랜 시간 자연 복원과 안전 점검을 위해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올해 드디어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직 단풍이 절정에 이르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였지만, 흘림골을 따라 걷는 내내 설악산 특유의 웅장한 암벽과 깊은 계곡, 그리고 청량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습니다. 흘림골은 이름 그대로 바람이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려와, 걷는 이에게 상쾌함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곳곳에 자리한 기암괴석과 맑은 계류는 오랜 세월 자연이 빚어낸 예술작품 같아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등선대에 오르니..

무등산의 정상인 천왕봉이 3년 만에 다시 개방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무등산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무등산을 세 차례 오르며 여러 명소를 둘러보았지만, 정작 정상인 천왕봉은 아직 발을 디뎌보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꼭 그 정점에 서 보고자, 국립공원 예약 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을 마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증심사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산행은 증심사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경내를 지나 가볍게 숨을 고르며 오르다 보면, 어느새 새인봉에 이르게 됩니다. 이곳에서부터는 본격적인 산세가 시작되며, 능선을 따라 장불재에 도착하면 탁 트인 풍경과 함께 발아래 광주의 모습이 시원스럽게 펼쳐집니다. 장불재는 무등산을 오르내리는 이들이 잠시 숨을 돌리는 쉼터이자 관문 같은 지점으로..

오랜만에 옆지기와 함께 금정산 숲속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부산의 북쪽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금정산은 예로부터 산세가 웅장하고 숲이 울창하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입니다. 특히 금정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산성으로, 그 중 서문은 옛 선조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항상 경건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 저희는 화명수목원에서 만덕역까지의 구간을 걷기로 했습니다. 출발에 앞서 화명수목원 근처에 위치한 금정산성 서문을 지나 서문국수집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속을 든든히 채웠습니다. 이 집의 국수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어, 산행을 앞둔 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줍니다. 본격적으로 숲길에 들어서니, 화명수목원에서 율리역 갈림길까지는 주로 내리막이 이어져 발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산길을 따..

영남알프스 9봉 완등 도전의 마지막 일정으로 천황산과 재약산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영남알프스는 경상남북도와 울산에 걸쳐 펼쳐진 해발 1,000m 이상의 봉우리 아홉 개를 일컫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남부 산악지대의 위용과 아름다움을 대표합니다. 그중 천황산과 재약산은 밀양의 자랑이자, 사계절 내내 수많은 등산객이 찾는 명산입니다. 밀양 얼음골케이블카를 이용해 얼음골 상단부까지 올라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얼음골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는 신비로운 자연현상으로 유명한 곳으로, 예로부터 많은 이들이 이곳의 시원함과 신비로움을 경험하기 위해 찾곤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잠시나마 편안함을 느꼈지만,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자 이내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했습니다. 천황산과 재약산을 오르는 길은 평소라면 ..

영남알프스 9봉 완등을 향한 세 번째 도전에 나섰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가지산과 운문산을 연계하여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영남알프스는 우리나라 남부의 대표적인 고산지대이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아홉 개의 봉우리가 이어진 산군입니다. 그중 가지산은 해발 1,240m로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예로부터 ‘영남의 금강’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과 위용을 자랑합니다. 운문산 역시 아름다운 숲과 계곡, 그리고 유서 깊은 운문사가 자리한 명산으로, 많은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입니다. 두 산을 연계해서 오르기 위해 저는 최단코스인 석남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른 아침, 짙은 안개가 산등성이를 감싸고 있었지만,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먼저 가지산 정상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안개로 인해 주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