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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길 99번지

오늘은 서해랑길 9코스와 10코스 두 구간을 이어 걸었습니다. 먼저 9코스는 귀성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짝별방파제, 동령개삼거리, 그리고 남도진성을 거쳐 서망항까지 약 12km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이 코스는 일부 구간에서 미르길과 겹치며, 걷는 내내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길이었습니다. 특히 윤고산사당은 삼별초 항쟁을 이끌었던 배중손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으로, 그 깊은 역사적 의미가 마음에울림을 주었습니다. 아울러 고산 윤선도 선생께서 1649년에서 1650년에 걸쳐 축조한, 우리나라 민간 최초의 둑인 윤고산둑도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이 둑은 지금까지 한 번도 무너지지 않은 견고함으로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또한, 진도남도진성은 조선 초기 왜구의 침입에 대..

서해랑길 8코스는 운림산방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삼별초공원, 송정지, 그리고 아리랑마을 관광지 입구를 거쳐 국립남도국악원 입구의 귀성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약 24km의 비교적 긴 구간입니다.비록 일기예보에는 비 소식이 없었지만, 서해랑길 8코스를 걷기 위해 진도에 도착하는 길부터 가볍게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운림산방 주차장 옆에 위치한 쌍계사 일주문에서 출발하여 하루 종일 흐린 날씨 속에서 길을 걸었습니다.이 구간은 진도의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봄꽃이 만발한 운림예술촌에서는 전통과 예술이 어우러진 정취를 느낄 수 있었고, 삼별초항쟁을 기리는 의미 깊은 삼별초공원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과거 대전으로 팔려갔다가 무려 300k..

지난주 수요일에는 비가 내려 아쉽게도 서해랑길을 걷지 못했으나, 오늘은 중국발 황사의 불편함을 뚫고 서해랑길 7코스를 걷기 위해 전라남도 진도를 방문하였습니다.서해랑길 7코스는 진도의 유서 깊은 용장성에서 출발하여, 조용한 호수인 도평저수지와 진도 기상대 입구까지 오른 후,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운림산방 쪽으로 하산하는 약 12.2km의 비교적 짧은 코스입니다.이 코스의 출발점인 용장성은 고려시대 항몽의 역사 현장으로, 몽골의 침입에 맞서 용감히 싸웠던 우리 선조들의 숨결이 깃든 곳입니다. 또한, 이 구간에서는 한국 남화의 거장인 소치 허련 선생의 예술혼이 깃든 운림산방도 만나볼 수 있어,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길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특히 진도에서 가장 높고 그 발음마저 어렵다는 첨찰산(尖察山, ..

남해바래길 1코스를 마무리한 후, 이동면행정복지센터 인근의 식당에서 따뜻한 점심을 먹고 곧바로 남해바래길 2코스인 ‘비자림해풍길’을 따라 두 번째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코스는 남해의 숲과 바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구간이었습니다.코스 초반에는 울창한 비자나무 숲이 우거진 언덕길을 오르게 됩니다. 이곳의 비자림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를 자랑하며, 예로부터 집안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하는 나무로 여겨졌다고 합니다.숲을 지나면 ‘죽방로’라 불리는 해안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죽방로는 조선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어업방식인 죽방렴(竹防簾)과 관련된 길로, 이 지역 어민들의 삶과 지혜가 깃든 해안입니다.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 위로 떠 있는 북섬과 장구섬을 바라보노라니, 고요한 수면 위에 ..

2021년 12월 3일부터 2022년 2월 4일까지 남파랑길 36코스부터 46코스까지를 완주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구간은 남해바래길 본선 16개 코스 중 11개 코스와 노선이 중복되어 있어, 자연스레 남해바래길의 일부를 함께 걸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남해의 아름다움과 정취를 깊이 느낄 수 있었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있습니다.걷지 못했던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오늘부터는 남해바래길 중 남파랑길과 중복되지 않는 본선 코스, 남해고 지선과 섬 코스도 걷고자 합니다.오늘, 새로운 여정의 첫발을 떼기 위해 새벽 6시 10분,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오전 8시 20분경 남해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터미널 입구에 자리한 남해바래길 안내판 앞에서 본선 1코스를 시작하였습니다.남해..

이른 오전, 서해랑길 5코스를 걸으며 남도의 바닷길 정취를 느낀 뒤 간단히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진도에 위치한 서해랑길 6코스를 이어 걸었습니다. 이 코스는 전라남도 진도군 녹진관광단지에서 시작하여 진도타워, 벽파진 전첩비, 연동마을을 지나 용장성에 이르는 약 15.5km의 여정으로, 자연 풍경과 역사적 의미가 함께 어우러진 도보길이었습니다.코스 초입에서는 진도타워에 올라 진도와 해남의 드넓은 해안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탁 트인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도 앞바다와 광활한 갯벌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웅장함과 남도의 여유로움을 깊이 느끼게 하였습니다. 특히 진도 갯벌은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가치가 높아 해양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중반 이후 길은 점차 역사와..

오늘은 서해랑길 5코스와 6코스를 이어서 걸으며 진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적 현장을 만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서해랑길 5코스는 해남군 문내면의 원문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송정마을회관과 학동저수지를 지나, 진도대교를 건넌 후 녹진관광단지까지 약 12킬로미터 구간입니다.초반 구간에서는 해남군 용암리와 학동리 일대의 넓은 들판을 거닐며, 양배추와 청보리 밭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평화로운 농촌의 일상과 싱그러운 봄바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이어지는 후반부 구간에서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울돌목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조선시대 명량해전이 펼쳐진 격전지로서,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승리가 있었던 장소로 유명합니다. 울돌목의 거센 물살과 바람이 그날의 긴박함을 오늘..

오후 4시경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확인한 후, 저는 산소버스정류장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서둘러 서해랑길 4코스를 걷기 위해 출발하였습니다.서해랑길 4코스는 해남군 황산면 산소버스정류장을 시작으로 외입제와 옥동제를 지나 해남군 문내면 원문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지는 약 14.5km의 구간입니다. 이 코스는 해변을 따라 걷기보다는 초록빛이 가득한 보리밭과 평화로운 들길, 그리고 마을길을 주로 걷게 되어 한적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또한, 이 길에서는 국내 금 채굴량의 95%를 차지하는 노루목산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으며,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옥매광산도 눈여겨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옥매광산은 당시 지역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역사가 서려 있는 곳으로, 잠시 발걸음..

오늘은 서해랑길 3코스와 4코스를 연이어 걸었습니다. 부산 지하철 동래역에서 오전 6시 10분에 출발하여 서해랑길 3코스의 시작점인 해남군 화산면 영터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약 10시 10분이 되었습니다.산악회 회장님께서 4코스의 도착지인 해남 문내면 산소버스정류장까지 오후 4시 30분까지 도착할 것을 당부하셔서, 두 구간을 쉬지 않고 걸으며 오후 4시경 무사히 종착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안내 산악회와 동행하는 덕분에 이동과 일정이 편리한 점이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여유롭게 산책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서해랑길 3코스는 해남군 화산면에 위치한 영터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명성임도와 고천암 자연생태공원을 지나 황산면 산소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지는 약 14.7km의 비교적 수월한 구간입니다.이..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염전 중 하나가 위치한 서해랑길 2코스를 걸었습니다.서해랑길 2코스는 해남군 송지면사무소를 출발하여 땅끝염전, 두모마을회관, 관동방조제를 지나 영터버스정류장까지 총 17.9km를 걷는 구간입니다.이 코스는 대부분 농로와 제방길 등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로 이루어져 있어 평화로운 시골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걸으면서는 달마산과 두륜산의 웅장한 산세를 곳곳에서 조망할 수 있었으며, 동해안이나 남해안과 달리 이곳에서는 썰물과 밀물에 따라 누런빛을 띠는 바닷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특히 땅끝염전은 해남 지역의 전통적인 소금 생산지로,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염전 문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귀한 장소였습니다. 이러한 자연과 인문이 어우러진 서해랑길 2코..

우리나라에는 장거리 걷기 여행길로서 한반도의 동쪽 해안을 따라 약 750km에 걸쳐 조성된 해파랑길, 남쪽 해안을 잇는 약 1,470km의 남파랑길, 그리고 서쪽 해안을 따라 약 1,800km에 이르는 서해랑길이 있습니다. 저는 해파랑길을 2019년 3월 2일부터 2022년 9월 25일 사이에 완주하였으며, 남파랑길 또한 2020년 6월 22일부터 2023년 2월 23일 사이에 완주한 바 있습니다.그리고 오늘부터는 부산의 울**산악회에서 한 달에 두 차례 서해랑길을 걷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산악회에 함께 동참하여 서해랑길 1,800km 완주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서해랑길은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탑에서 인천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109개의 코스, 총 1,800km의 장대한 걷기 여행길로서, 서쪽(西) 바다..

남파랑길 90코스를 걷는 길목에서, 해남 달마산 자락에 자리한 미황사와 도솔암을 찾았습니다. 이 두 곳은 산세에 기대어 고즈넉하게 앉아 있는 남도의 대표적인 수행처로, 풍광과 더불어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먼저 들른 미황사는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고찰로, '아름다운 빛이 서린 절'이라는 이름 그대로 탁 트인 남해 바다와 어우러진 절경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이번 방문에는 대웅보전이 해체 보수 중이라 안타깝게도 내부를 직접 살펴보지 못하였습니다. 수백 년을 지탱해온 건축물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점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찰 전체에 깃든 고요함과 단정한 분위기는 오랜 시간 이곳이 수행과 기도의 도량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이..

드디어 남파랑길의 마지막 여정인 90코스를 걷게 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11일,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래, 창원, 거제, 통영, 고성, 사천, 남해, 하동, 광양, 여수, 순천, 고흥, 보성, 장흥, 강진, 완도를 거쳐, 오늘에야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땅끝탑에 도착하였습니다. 총 연장 1,470km, 무려 90개 코스를 완주하게 된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긴 여정이었지만, 추위와 더위, 비 오는 날을 피해 걷다보니 어느덧 해가 세 차례나 바뀌었습니다. 대중교통이 닿기 힘든 외진 지역이 많아 시외버스와 농어촌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야 했고, 간혹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구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함마저도 이 길 위에서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걷는 동..

밤사이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에 약간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그쳤습니다.오늘은 남파랑길 89코스와 90코스를 이어서 걸어 남파랑길 전 구간을 완주할 예정입니다. 이 두 코스는 89코스의 중반 이후 8Km 지점부터는 달마산의 임도를 오르내리게 되며, 90코스는 달마산을 지나서 땅끝마을까지 거의 대부분이 산 능선을 지나야 하는 구간으로 난이도가 제법 높은 구간입니다. 그래서 새벽 5시 50분에 원동터미널 인근 모텔에서 나와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남파랑길 89코스의 특징은 초반 원동버스터미널에서 남창사거리까지는 완도로 들어올 때 걸었던 길과 중복되는 길을 걸었고, 이후 이진리 들판을 가로질러 달마산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진지를 지나서 달밑골부터는 임도를 따라 달마산 허리길을 걸어서 미..

남파랑길 87코스를 화흥초등학교 입구에서 마친 직후, 잠시 숨을 고른 뒤 곧바로 88코스를 이어 걸었습니다. 남파랑길 88코스는 화흥초등학교를 출발점으로 하여, 해남과 완도를 잇는 상왕산을 넘어 완도수목원과 망축리 마을을 지나 원동버스터미널에 이르는 총 15.3km의 구간입니다.이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은 남파랑길 전 구간 중 최고 고도 지점인 해발 644미터의 상왕봉을 통과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상왕봉은 완도군의 중심 산세를 이루는 상왕산의 주봉으로, 봉우리에서는 완도 앞바다와 남해의 다도해 풍경이 한눈에 펼쳐져 그야말로 절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 서니 이 길의 오름이 주는 고단함마저도 순식간에 잊게 됩니다.산을 내려와 만난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상록활엽수 자생지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

오늘은 남파랑길 87코스(18km)와 88코스(15.3km)를 하루에 이어 걷고자, 이른 아침 7시경 완도항 해조류센터 인근 숙소를 나섰습니다. 아침 안개가 옅게 깔린 완도항의 풍경 속에서 남파랑길 87코스의 첫발을 디딘 순간, 오늘 하루가 풍성한 자연과 만남으로 가득하리라는 기대가 들었습니다.남파랑길 87코스는 완도항 해조류센터에서 시작하여, 완도타워와 완도윈네리조트,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선이 펼쳐진 정도리 구계등을 지나 화흥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약 18km의 여정입니다.코스 초반에는 완도타워에 올라 완도항과 그 너머로 펼쳐진 다도해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완도타워는 완도의 상징적인 전망대로, 바다와 섬, 마을이 어우러진 이 지역의 지형적 특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탁 트인 전..

남파랑길 전 구간 완주를 목표로, 2023년 2월 21일부터 2월 23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해남을 찾았습니다. 이번 여정은 특별히 처음으로 승용차를 이용해 해남 남창정류장까지 이동하였으며, 남창오일장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두고 도보로 86코스부터 90코스까지 순차적으로 완주한 뒤, 귀가 시 다시 이곳에서 부산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습니다.이번 일정 중 특히 주목되었던 코스는 88코스의 상왕봉 구간과 90코스의 땅끝마을을 향한 능선길로, 두 구간 모두 고도가 높고 오르내림이 많은 난이도 높은 길이라 새벽부터 이른 시각에 출발하여 일정을 맞추기로 하였습니다.첫날 걸은 남파랑길 86코스는 해남 남창정류소에서 출발하여 달도, 완도대교, 불목리선착장, 장보고기념관을 거쳐 완도항 해조류센터까지 이어지는 총 24..

2박 3일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남파랑길 85코스를 따라 걸은 후 부산으로 귀가하였습니다. 이번 구간은 해남군 북평면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에서 출발하여 내동리와 와룡교, 북평초등학교를 지나 해남 남창정류장(달도)에 이르는 약 18.6km의 여정이었습니다.코스의 초입인 사내방조제는 길게 뻗은 직선 길 위로 탁 트인 바다와 함께 해남의 상징인 두륜산(頭輪山)이 다양한 각도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걷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두륜산은 예로부터 산세가 유려하고 기운이 맑기로 이름난 명산으로, 산자락 아래에는 천년 고찰 대흥사가 자리해 있으며, 이곳은 조선후기 선비들과 불가의 스님들이 자연 속에서 수양을 쌓던 정신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길이 이어질수록 점차 바다 쪽으로 나아갑니다. 코스의 말미에 ..

도암농협 앞에 설치된 남파랑길 안내판에서 83코스의 여정을 마무리한 뒤, 인근 식당에서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과 정갈한 반찬으로 허기를 달랜 뒤, 곧바로 남파랑길 84코스에 접어들었습니다.이 코스는 강진군 도암면에 위치한 도암농협을 출발점으로 하여, 용흥저수지와 도암배수갑문을 지나,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까지 이르는 약 13.7km의 길입니다.처음 길을 나서면 주작산(朱雀山)의 산자락이 먼 배경으로 펼쳐지며, 향촌리, 용흥리, 신기리 등 전형적인 전남 농촌마을의 들녘을 지나게 됩니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알려져 있으며, 계절에 따라 논밭의 색감이 시시각각 달라져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고요한 논길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사이를 걷노라면, 시간의 흐름이 느..

오늘은 남파랑길 83코스와 84코스를 연달아 총 31.7km를 걸었습니다. 길 위에서의 하루는 피곤하면서도 그만큼 깊은 여운을 남겼고, 걷는 동안 강진이라는 지역이 지닌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먼저 83코스는 강진읍 구 목리교 서쪽에서 시작하여, 강진만생태숲, 백련사, 다산초당, 그리고 도암석문공원을 지나 도암농협에 이르는 약 18km의 코스입니다.이 구간은 단순한 걷기 코스를 넘어, 조선의 실학사상을 대표하는 정약용 선생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남도 유배길과 겹치는 곳이 많아,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품격 있는 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백련사와 다산초당은 조용한 산사의 고요함과 선비의 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강진의 대표적인 명소로, 수많은 순례객과..